고용부‘ 단체협약 실태조사’ 민노총 사업장 위반율 47% 이상 우선·특별채용 ‘고용세습’ 논란 정부 “임단협 적극 개입” 천명

정부가 다음달부터 인사ㆍ경영권 제한 등 위법한 단체협약에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지난 2월까지 법을 위반한 단체협약이 4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명 이상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단체협약 실태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2769개 중 위법한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은 1165개(42.1%), 과도하게 인사ㆍ경영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도 368개(13.3%)로 집계됐다. 특히 위반율은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이 47.3%(355개), 규모별로는 300~999명 사업장이 47.0%(331개)로 집계돼 상급단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일부 대기업 정규직 부문 기득권 노조들의 이기적 행태로 노동시장의 격차가 커지고, 고용구조 악화를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해 왔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위법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을 하나라도 포함한 단체협약은 1302개(47.0%), 위반 내용별로는 유일교섭단체(801개ㆍ28.9%), 우선ㆍ특별채용(694개ㆍ25.1%), 노조 운영비 원조(254개ㆍ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유일교섭단체 조항의 경우 회사 내 조합이 단체교섭권을 가진 유일한 단체임을 인정하고, 모든 관련 교섭은 조합하고만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우선ㆍ특별채용은 회사의 자연적 또는 인위적 감원으로 결원이 생겼을 경우 조합이 추천하는 자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우선적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것과 직원채용 시에도 채용기준에 적합하고 동일한 조건일 때 조합이 추천하는 자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 운영비 원조는 전임자 수당으로 월 30만원과 차량유지비를 지원하고, 사용주가 지부의 활동비로 매월 300만원을 지정된 계좌로 입금한다는 내용이다.

이 중 정부는 우선ㆍ특별채용 조항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최근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12.5%에 달하는 등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우선ㆍ특별채용 조항은 소위 ‘고용세습’으로 비판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부는 우선ㆍ특별채용과 노조 운영비 원조, 과도한 인사ㆍ경영권 제한 규정 등 위법하거나 불합리한 단체협약에 대해 4월부터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우선 1차적으로 노사 자율로 문제가 되는 단체협약 내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시정기회를 줄 방침이다. 특히 인사 및 경영권 제한 등 불합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업장 방문 등 다양한 현장지도를 통해 노사가 개선할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우선ㆍ특별채용 등 위법사항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 의결을 얻어 2차 시정명령을 한다. 여기서도 개선되지 않으면 3차로 사법조치가 이뤄진다. 현재 노조법에 따라 정부는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벌칙을 부과할 수 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이날 위법 단체협약 관련 긴급브리핑을 통해 “인사ㆍ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제약은 환경변화에 따른 기업의 적응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정규직 채용 기피와 비정규직, 사내하청 확대 등 고용구조의 왜곡을 초래한다”며 “위법하거나 불합리한 단체협약은 노사가 사회적 책임을 갖고 반드시 개선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