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지만, 한국경제의 취약요인으로 기업부실 및 구조개혁 지연 가능성, 가계부채 등을 지적해 주목된다.

경제의 성장모멘텀이나 재정건전성, 대외건전성 등 거시지표들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이들 부실요인을 적기에 제거하고 개혁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경제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셈이다.

무디스는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의 배경이 되었던 경제, 제도, 재정 부문에서는 강점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경제와 제도, 재정, 지정학적 위험을 VH(Very High)+에서 VL(Very Low)-까지 15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제와 제도 부문에는 각각 VH+, 재정부문은 VH로 평가해 좋은 점수를 부여했다. 무디스는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5%, 내년 2.7%로 제시하면서 경제부문 VH+ 등급 국가는 호주(Aaa)와 캐나다(Aaa), 아랍에미리트(Aa2), 미국(Aaa)에 한정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조개혁의 후퇴와 대내외 수요 둔화 등에 따라 중장기 성장기대 약화가 현실화될 경우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포함한 일련의 구조개혁이 지연될 경우 장기 성장전망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청년 및 여성고용 증대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 자유무역협정(FTA) 및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를 통한 적극적 시장개방 노력은 장기적인 성장률 상승요인으로 기대된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성장둔화 지속과 국내 가계 부채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진행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 성장률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등 글로벌 수요감소로 인한 수출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부채의 경우 모기지 분할상환 및 고정금리 전환 등으로 신용위험은 제한적이나, 디레버리징 과정에서의 가처분소득 감소로 내수침체 위험이 내재해 있다는 분석이다.

무디스가 특히 우려스런 시선을 보낸 분야는 기업의 신용위험이다. 기업별 건전성 관리로 단기 신용위험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수요부진과 산업별 경쟁격화로 신용등급의 전반적 하향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의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무디스는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비롯한 수익성 개선 노력,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기업의 자금조달 여력 등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의 신용전망은 ‘안정적’ 평가가 다수이지만, 대내외 부정적 요인들과 함께 특정 산업군의 공급포화 상태가 부문간 신용위험 양극화로 진행되면서 전체기업 중 부정적 신용전망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포스코와 LG전자, 롯데쇼핑의 전망 조정을 포함해 3월 기준 부정적 신용전망을 부여 받은 민간기업이 전체의 약 23%(긍정적 신용전망은 약 14%)에 달한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급불균형 장기화, 원자재가격 하락 및 글로벌 경쟁심화 등으로 관련 산업의 신용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이은 수급불균형 심화로 철강,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의 위험도도 높은 상태다.

국제금융센터는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 전반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산업별 다운사이클 진입에 따른 기업신용도 하락 가능성을 지적했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철강, 화학, 정유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수급불균형 및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있어 향후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對)한국 시각변화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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