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헐리우드에서 통하는 PPL 법칙 중 하나는 ‘Not blatant but subtle’이다. 즉 상품이 PPL 용도라는 것을 노골적(blatant)으로 드러내지 않고 영화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도 미묘하게(subtle) PPL 기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자동차처럼 화려한 상품일수록 미묘한 선을 지키지 못하고 대놓고 PPL로서만 부각되면 되레 관객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블로그 잘롭닉(jalopnik)은 ‘역대 노골적인 헐리우드 자동차 PPL’사례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마블 시리즈에 등장하는 차들이 성공적 PPL 사례로 평가됐지만 어큐라의 경우는 달랐다. 어큐라는 마블 히어로의 차가 아니라 마블 속 다국적 평화유지기구인 쉴드(S.H.I.E.L.D.) 요원들의 자동차로 대거 등장한다. 럭셔리 SUV ‘MDX’, 4도어 스포츠 쿠페 ‘ZDX’, 고성능 럭셔리 세단 ‘TL’, 2세대 어큐라 RDX 등 다양하다.
하지만 쉴드 요원들이 무리를 지어 어큐라 차를 타는 모습 때문에 PPL로만 부각돼 노골적이다는 지적을 받았다. 잘롭닉은 어벤져스에서의 어큐라도 분명 노골적이었지만 특히 토르에서 더 심했다고 혹평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한 GM의 쉐보레 차들도 PPL로서 평가가 엇갈린다. 폴크스바겐 비틀에서 쉐보레 카마로로 교체된 범블비의 경우 높은 홍보 효과를 얻었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GM 차들이 즐비하게 나와 마치 트랜스포머 영화가 ‘거대 GM 광고’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영화는 아니지만 미국의 좀비 드라마 워킹데드에 주인공 차로 나온 현대차 투싼ix도 노골적 PPL이란 평가를 들었다. 대사 중 ‘투싼ix가 튼튼하다’는 대사까지 있는가 하면 좀비들이 달려드는 장면에서 등장 인물이 지프를 버리고 투싼ix로 몸을 피해 좀비 공격을 막는 모습에서 PPL 느낌을 물씬 풍겼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인셉션에 협찬한 제네시스는 기차와 충돌한 뒤에도 차체가 크게 부서지지 않아 영화 흐름 속 튼튼함이 자연스럽게 묘사돼 관객들의호평을 받았지만, 워킹데드에서는 인셉션처럼 자연스러움이 떨어진다는 것이 혹평의 이유였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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