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오레시니크, 핵무기 대체 가능”

루카센코 “벨라루스 핵탄두 수십개 보유”

젤렌스키 “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엇 필요”

폴란드 총리 “올겨울 평화협상 시작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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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러시아가 맹방인 벨라루스에 핵탄두 수십개를 제공하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방어 무기인 패트리엇 지원을 요구하는 등 양국의 창과 방패 대결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겨울 양국의 종전협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시민사회와 인권을 위한 협의회’ 연례회의에서 오레시니크의 위력을 재차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러한 첨단 무기 체계를 충분히 보유하면 핵무기 사용이 거의 불필요해진다”며 “우리는 핵 교리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핵 교리가 아니라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레시니크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이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 제한을 해제한 직후 실제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서자 러시아가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시험 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발사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이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더라도 핵무기와 비슷한 파괴력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자국에 핵탄두 수십개가 있다며 벨라루스가 침공 당하면 핵무기로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타스 통신은 현지 국영 벨타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 보리소프에 있는 방화시설 제조업체를 방문해 “나는 여기 핵탄두를 배치했다. 수십개의 핵탄두가 있다”고 주장했다.

루카센코 “벨라루스, 수십개의 핵탄두 보유”

그는 “많은 사람이 이를 농담으로 치부하며 ‘누구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우리는 가져왔다”며 “그들이 농담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놓친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것들을 어떻게 가져왔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구소련 국가였던 벨라루스는 1991년 소련 몰락 당시 탄도미사일 81기와 핵탄두 1000여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면서 1996년 이를 모두 러시아에 조건 없이 반환했다.

그때 이전한 핵무기가 벨라루스에 재반환됐다는 것이 루카셴코 대통령의 주장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했고, 벨라루스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교리를 수정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내년 하반기 오레시니크의 벨라루스 배치를 약속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큰 책임이 따른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이후 아무도 빨간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모든 적, ‘친구들’과 경쟁자들에게 경고한다. 국경선을 넘으면 즉시 대응할 것이다. 핵무기나 그 외의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미사일 요격 체계인 패트리엇이 10~12개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패트리엇 10~12개 필요”…EU 의장국 폴란드 총리 “이번 겨울 평화협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엇 추가 확보에는 300억달러(43조여원)가 필요하며 이것은 우리의 하늘을 온전히 보호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패트리엇 방공망 지원에 필요한 재원과 관련해 “러시아 자산에서 자금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러시아 자산’은 서방국들이 자국 내에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지칭한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역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고 지난 5월에는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및 재건 예산에 쓰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이 이번 겨울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으로서 모든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초청 등 자국이 내건 종전 해법을 최대한 진전시키려 애쓰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며칠 안에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나토 가입 이전에 안보 보장을 위해 자국 영토에 서방 군대를 주둔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또 우크라이나 평화 회복을 위해 독일·프랑스·영국·폴란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자는 독일 기독민주당(CDU)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의 제안에 북유럽 대표로 덴마크를 추가하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