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구원의 종’은 울리지 않았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다이빙 벨’에 걸었던 실낱 같은 희망도 함께 끊어졌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지휘하던 다이빙 벨은 1일 오전 3시20분께 잠수사 3명을 태우고 투입돼 2시간을 못 채우고 5시 17분께 물 밖으로 나왔다. 이후 다이빙 벨을 실은 바지선은 결국 사고 현장을 떠났다.
이날 팽목항에서 만난 이 대표의 모습은 초췌했다. 이 대표와 잠수사들은 거센 물살에 맞서 다이빙 벨을 투입하며 육체적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나름대로 내 것을 다 포기하고 했지만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이 대표의 해명은 석연찮은 구석도 있었다. 이 대표는 철수 이유에 대해 “우리가 나타나서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인력들 사기가 저하된다는 생각에 (철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이 기회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실력을 입증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 질타를 받고 사업에도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밝혔다.
‘공(功) 다툼’ 그리고 ‘사업 기회’ 운운한 부분은 이 대표의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 아니, 이 대표가 너무 순진한 나머지 이런 발언을 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컸다. 알파측 바지선에 동승한 한 실종자 가족은 “이 씨가 실종자 가족을 데리고 장난친 것 밖에 안 된다”며 분노했다. 또 다른 가족은 “정부 측 전문가들이 알아서 해달라. 학부모가 원해서 넣었다고 하면 우리에게 책임을 미루는 거다”며 정부에게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대표의 선의만큼은 믿는 실종자 가족도 있었다. 한 가족은 “우리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희망을 걸었던 거 아니냐”며 “그 사람(이 대표)도 애썼다. 시도라도 해봤다는 게 중요하지”라고 말했다.
한편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다이빙 벨을 투입한 것도, 뺀 것도 본인(이 대표)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논란을 키운 것은 구조 당국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안정성 등을 이유로, 침몰 초반부터 수 차례 다이빙 벨 투입을 가로막았다. 당국이 사실상 수색이 어려운 구역을 알파 측에 떠맡겨 맡겼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결국 논란을 키운 것은 ‘불통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었다. 논란의 와중에도 하루 빨리 자식이 돌아오길 바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진도=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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