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관리 예산 1분기 집행률 소방방재청 0.4% 등 불과 정부 소관 안전관련 사업 집행실적 턱없이 낮은 수준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재난, 재해 대비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배정된 안전사업 예산마저도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분기까지 상당수 정부 소관 안전관련 사업이 당초 계획에 턱없이 못미치는 집행 실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방재청의 재해위험ㆍ취약지역정비 사업 관련 예산은 올해 전체 4193억3000만원 중 1분기에 14억8000만원이 집행됐다. 집행률이 고작 0.4%에 불과하다. 당초 1분기까지 1041억원 가량을 쓰겠다는 기존 계획에 크게 못미치는 집행 실적이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위험도로개선 사업은 연간 807억8000만원이 책정됐지만 1분기에 쓰인 돈은 고작 1억원이었다. 집행률이 0.1%다. 이 사업의 1분기 집행계획은 175억2000만원으로 예산의 20% 이상을 3월까지 쓰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공염불이었다.

역시 국토부가 관할하는 도로안전 및 환경개선 사업의 1분기 예산집행률도 1.2%에 불과했으며 안전행정부 소관의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 사업은 5.8%, 농림축산식품부의 재해예방 사업은 12.8%의 집행률을 보였다. 모두 기존 집행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

국토부의 철도안전 사업(39.8%), 해양수산부의 재해대책사업(31.8%)과 같이 계획 이상의 예산 집행실적을 보인 안전 관련 사업도 있었지만 상당수 안전사업은 집행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예산이 쓰이지 않았다는 것은 해당 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재정여건이 어렵다는 이유로 안전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족한 예산 마저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의 안전불감증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확정했던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에 따르면 9840억원(2013년)→9440억원(2014년)→8610억원(2015년)→7830억원(2016년) 등 해마다 재난 관리 예산이 축소될 예정이었다. 안전 예산 배정에 인색한 정부의 안일한 인식이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부랴부랴 정부는 향후 5년간 재난 관리 예산을 늘리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안전에 대한 국가 틀을 바꾸는데 예산을 우선순위로 배정하고 인력과 예산을 중점 지원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어떻게 안전 예산을 늘리고 어느 용도로 사용할지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재정 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복지 등 쓸 곳은 넘쳐나는 실정에서 안전 관련 예산이 늘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느 부처에 얼마나 예산을 줄지 8월 중순으로 예정된 내년 예산안 편성 시점까지 작업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