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연예인 대상 악성루머, 이젠 일반인까지 피해 -전문가 “여유없는 사회에서 타인을 가십거리 삼는 것 ”

[헤럴드경제=박일한ㆍ고도예 기자]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전파되는 악성루머의 주인공으로 일반인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에 연예인 등 일부 셀러브리티를 대상으로 하던 악성루머가 일반인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SNS를 통해 유명 남성 가수 A 씨가 일반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이 퍼졌다. 순식간에 A 씨의 아이를 낳았다는 여성의 사진도 돌았다. 누리꾼들은 내용의 진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A 씨의 신고로 이뤄진 경찰조사결과, 해당 찌라시는 한 이동통신사 직원이 꾸며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직원은 회사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여직원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루머의 온상으로 떠오르는 곳은 단연 ‘강남패치’라고 불리는 SNS 계정이다. 이곳에는 강남 유흥업 종사자로 지목된 일반인들의 신상과 사생활이 여과없이 노출된다. 강남 어느 술집의 종업원인데 연예인 누구와 사귀었고, 현재는 일반인과 결혼해서 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누리꾼들의 관심으로 해당 계정의 팔로어 수는 개설 한달도 안돼 8만명에 육박했다.

일반인 대상 악성루머가 많아지다보니, 사실과 다른 소문으로 피해를 봤다며 일반인이 작성자와 유포자를 고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30) 씨의 성폭행 최초고소자로 지목돼 사진이 유포된 일반인 여성은 지난 16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진정서를 냈다. 앞서 박유천 씨 사건이 보도되자마자, SNS에서는 ‘고소녀 얼굴’이라며 이 여성의 사진이 여러장 유포된 바 있다.

직장인 B 씨도 자신에 대한 찌라시 작성자를 처벌해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낸 사례다. 찌라시에는 B 씨가 그간 여러 남성을 상대로 잠자리를 가지며 투자를 유인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검찰에 B 씨에 대한 다수의 투서가 접수됐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돼있었다. B 씨는 찌라시를 본 상사와 동료들에게 사실 무근이라 항변했지만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됐다, B 씨는 과거 자신을 집요하게 따라다녔던 ‘스토커’가 찌라시를 유포한 것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한편 최근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악성루머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증권가정보지를 통해 은밀하게 소문이 퍼졌던 과거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주부들이 자주 이용하는 한 유명 인터넷 카페에는 가십과 관련한 별도 게시판이 개설돼있다. 이곳에서는 불륜으로 화제가 된 유명인들부터 특정인의 사생활까지 다양한 찌라시들이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이에 대해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예인이나 준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던 루머들이 일반인에게로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인을 루머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중의 관심에 기초한 연예인 루머와는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업문제 등 사회전반적으로 여유가 없고 불만이 쌓이는 상황에서 타인을 가십거리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