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안 처리 현실적 접근
“선거만 연대” 이념적 괴리에
민노와 정책공조 파국 조짐
민주당 내 온건 협상파들이 한ㆍ미FTA(자유무역협정)의 ISD(투자자국가소송제) 절충안을 추진함에 따라 나머지 야권통합을 전제로 한 야권 공조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절충안에 대해 협상파들은 사전에 민노당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일 절충안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민노당은 앞서 지난달 31일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합의한 한ㆍ미FTA 합의문에 대해 강하게 비난해 합의 파기를 이끌어낸 적이 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한ㆍ미 FTA는 야권연대의 핵심사항이기 때문에 그동안 철저한 공조 아래 매우 긴밀한 논의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통합’에 진정성이 있다면 민노당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하며 민주당을 압박했었다. 때문에 민주당 협상파들의 절충안이 현실화될 경우 자연스레 민노당과의 정책적 공조도 파국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민주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진보정당을 포함한 야권대통합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지도부는 절충안에 대해 원칙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 변화만은 분명해 보인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민노당이 야권통합과 관련해 민주당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으며 선거 때 연대만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 민주당으로서도 이념적 괴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익명의 민주당 현역의원은 “비준처리 과정에서의 물리적 충돌에 대한 부담은 조건부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의원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라며 “민노당과의 통합이 불가능하다면 비준안 처리에서도 현실적 접근을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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