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부자증세’와 관련, ‘최대주주’ 박근혜 전 대표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론채택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청와대 역시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복지예산 확보를 위한 고소득층 증세 논란는 없던 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자증세를 ‘누더기 세제’로 비유하며 사실상 부자증세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가 부자증세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이것 한번 해보고 안 되면 또 저거 한번 해보자, 그렇게 하지 말고 조세체계가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가, 실효성이 있는가,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세수 확보 방법으로 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제 시행 등 누수되는 세금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친박계의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2일 “소위 부자증세라는 것이 내용이나 목표가 헷살리고 있다”며 “경제발전ㆍ복지재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국민 혼란을 일으키고 나라의 계층을 새로만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청와대도 “소득세 상위구간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을 한나라당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다”고 전했다.
부자증세 논의가 주춤해 졌지만 내년 총ㆍ대선을 앞두고 다시 총선공략으로 재정비돼 부활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친박계 역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세제의 종합적 검토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최고위원은 지난달 24일 “법 개정이 필요한 부자증세와 근로장려세제 강화는 가다듬어 총선공략으로 내놓을 때가 됐다”며 “주식양도소득세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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