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호(號)’ 출범을 앞둔 한나라당이 재창당을 둘러싼 내홍에 휩싸이며 자칫 두동강날 극한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쇄신파는 13일 오후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재창당 여부에 대한 표결을 추진함과 동시에 재창당 불발시 탈당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배수진을 칠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파는 또 재창당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탈당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권의 권력지형 전체가 요동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쇄신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날 열린 1차 의총에서는 발언자 33명 가운데 21명이 재창당 필요성을 언급, 한나라당의 큰 틀을 유지하는 리모델링보다는 재창당을 통한 신당론이 우세를 보인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지금 한나라당은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으로 총ㆍ대선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창당은 조건이 아닌 대전제로, 박 전 대표는 지도력을 보장해 달라고 할 게 아니라 신당 수준의 재창당을 하면 지도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시 한번 재창당에 대한 총의를 모아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재창당이 안 될 경우 ‘이대로 같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꽤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미 재창당 불발시에 대비해 ‘탈당서’를 써 놓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식 의원은 “우리의 목표는 한나라당의 전면적 재창당을 포함하는 환골탈태”라며 “그쪽(친박)에서 재창당 수준의 쇄신 운운하면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진영에서는 쇄신파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박 중진 김학송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열자는 것은 위험하다. 어제 아수라장이 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봤지 않느냐”면서 비대위가 총선까지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재 의원은 “쇄신파가 계속 재창당을 고집하면 박 전 대표로서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에게 전면에 나와 책임지라고 하면서 결국 한 달짜리 창당준비위원장이나 하라는 요구 아니냐”고 비판했다. 홍사덕 의원도 “어제 중진들이 모여 박근혜 비대위에 의견을 모으면서 재창당 수준의 쇄신이라고 했지, 재창당으로 좁혀가지는 않았다”면서 “안 믿으면 맡기지를 말고, 믿으면 전적으로 맡기는 게 지혜다. 재창당 문제를 표결로 가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양측간 팽팽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박근혜 비대위’는 출범 전부터 난항을 겪는 것은 물론 내주 출범 이후에도 험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이주영 정책위원회 의장이 마련 중인 당헌개정안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 지사 등 대권 주자들이 당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당권ㆍ대권 분리 원칙을 수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나라당은 의총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14일 상임전국위원회와 19일 전국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최정호ㆍ손미정 기자/choi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