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윤해)는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의 피의자 아더 패터슨(32ㆍ사건 당시 18세)을 22일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패터슨은 1997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3세) 씨의 목과 가슴을 9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현장에는 패터슨 외에 에드워드 리가 함께 있었고, 수사당국은 부검의의 진술 등을 토대로 덩치가 큰 리를 용의자로 지목해 살인죄로 기소했다. 그러나 1999년 대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인멸죄 등으로만 기소된 패터슨은 이후 살인죄로 고소돼 조사를 받았으나 검찰이 출국금지 연장 조치를 취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도주했다. 두 명의 용의자는 확실하지만 단 한 명의 피의자를 가려내지 못해 결국 아무도 처벌하지 못했던 이 사건은 검사 사이에서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사건’으로 불린다.
검찰은 지난 5월 패터슨이 미국에서 체포돼 범죄인인도재판을 받는 사실을 확인하고 형사처벌 준비에 착수했다. 검찰은 혈흔형태분석ㆍ진술분석기법 등 첨단 과학수사기법 등을 동원했고, 확보한 증거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범행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을 만들어 범행을 재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검찰은 패터슨이 자신보다 키가 큰 피해자의 목을 뒤에서 흉기로 찌를 수 있었는지, 범행 현장의 혈흔 등 객관적 증거가 그의 진술에 부합하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 결과 조 씨가 당시 가방을 메고 있어서 덩치가 작은 패터슨이 가방을 잡아 끌어 흉기로 조 씨를 찌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피해자 조 씨가 목 동맥이 절단돼 많은 양의 피를 흘린 만큼 패터슨이 피를 뒤집어쓴 것은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패터슨의 송환 전 공소를 제기하면서 향후 공소시효 완성 논란을 원천봉쇄할 수 있게 됐다. 살인사건 시효는 15년으로 내년 4월이면 패터슨에 대한 공소시효는 지난다. 그러나 검찰은 패터슨이 미국으로 도주한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정지됐다는 입장으로 2002년 이미 기소중지했다.
이에 대해 패터슨 측은 흉기소지 혐의로 한국에서 이미 형기를 마친 뒤 떠난 만큼 공소시효는 예정대로 내년 4월 완성된다고 맞섰지만 이번 공소제기로 패터슨을 국내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김우영 기자/kw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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