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고졸 인재 채용이다.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학력차별 철폐를 강조한 후 고졸 채용 바람이 공공기관에서 은행, 재계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졸 직원이 대졸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관리직에도 채용되는 등 차별도 사라지는 추세다.

고졸 인재를 가장 적극 발탁하고 있는 업계는 금융권과 조선업계다. 전통적으로 고졸 사원 채용 비율이 높았던 이들 업계는 채용은 물론 일정 교육을 이수하면 대졸 사원과 동등한 지위를 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업계 최초로 사무ㆍ기술직 고졸 신입사원을 110명 선발했다. 당초 100명을 선발하려 했으나, 공채 진행 과정에서 유능한 인재가 대거 몰려 계획보다 10% 더 선발했다는 후문이다.

AK플라자 고졸 신입사원들이 AK플라자 분당점 열린광장에서 부서배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K플라자 고졸 신입사원들이 AK플라자 분당점 열린광장에서 부서배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고졸 채용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고졸 직원과 대졸 직원의 차별을 없앴기 때문이다. 그간 고졸 사원은 주로 생산직에 배치된데다 최근에는 그마저도 초대졸로 채워졌다. 하지만 올해 선발된 고졸 직원은 사무ㆍ기술직에까지 채용된다. 회사가 마련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현장경험을 쌓으면 대졸 직원과 동등한 대우도 받게 된다. 우수한 인재를 입도선매해 회사가 직접 중공업 전문가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관리직으로 채용된 STX조선해양 고졸ㆍ초대졸 신입사원들이 경북 문경 STX리조트에서 그룹 연수를 받고 있다.
관리직으로 채용된 STX조선해양 고졸ㆍ초대졸 신입사원들이 경북 문경 STX리조트에서 그룹 연수를 받고 있다.

STX조선해양도 올해 처음으로 고졸 및 초대졸을 대상으로 관리직 공채를 실시, 52명의 인재를 채용했다. STX조선해양은 이들을 어학, 직무교육 등 사내 양성교육을 통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해당 분야 전문가로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산업은행도 올해 신입행원 중 3분의 1을 고졸로 채용하기로 했다. 산은이 고졸 출신 행원을 채용한 것은 1996년 이후 15년 만이다. 산은은 고졸 행원을 정규직으로 뽑아 정규 대학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 과정을 마친 행원은 대졸과 동일한 직무 경로 기회가 부여된다.

국민은행도 4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 8명을 채용했으며, 대구은행은 같은 달 20명의 고졸 창구전담 직원을 뽑았다. 이어 6월 기업은행과 신한은행도 특성화고 출신으로 각각 20명과 5명을 채용했다. 부산은행이 10명 안팎의 고졸 직원을 선발했으며, 농협과 광주은행도 각각 30명과 10명을 채용했다.

서비스업계도 고졸 채용 바람이 거세다. 애경그룹 유통 부문의 AK플라자가 고졸 신입사원과 고졸 경력사원 40여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인사ㆍ총무ㆍ회계 등 경영지원, 매장관리 및 서비스 지원 등 영업관리 총 2개 분야에서 선발된다.재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재계에 우수한 고졸 사원을 채용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