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무관세 수출길 확대

역내 경제통합 가속화 전망

센카쿠 갈등등 재발방지책

차관급 대화 정례화하기로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과 일본 정상의 이틀간에 걸친 회담은 양국의 정치적 갈등은 잠시 접어두고 경제 협력 강화를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새로워 보인다.

세계 2ㆍ3위 경제대국 간 금융 및 무역 협력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두 나라는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 침체의 여파가 아시아를 덮치는 사태까지는 피하자는 데에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양국 정상의 만남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한반도 정세도 중요한 문제지만 오히려 양국의 경제적 관심과 이해가 더욱 부각되는 듯한 모습마저 나타난다.

양국은 한ㆍ중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을 내년 초 개시키로 합의한 데 이어 교역 시 엔ㆍ위안화 결제를 촉진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우선 금융 협력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 양국 간 무역 결제에서 엔화와 위안화 사용을 확대키로 한 것이다. 현재 중ㆍ일 무역에서 사용되는 통화는 달러화가 60%, 엔화가 30%이고, 위안화는 10%에도 못 미친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번 합의로 일본이 아직 기축통화 지위에 오르지 못한 위안화의 국제화를 지원하게 됐다”면서 “일본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국 측 움직임에 합류하는 첫 번째 선진국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미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세계 2ㆍ3위 경제대국이자 외환준비고 세계 1위와 2위인 중국과 일본이 달러화 사용을 줄여나갈 경우, 달러화의 국제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양국은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본이 중국 국채를 소규모로 매입하는 데 동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일본 측은 중국의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에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고, 일본 재무성은 외국환 자금 특별회계 운용 대상에 중국 국채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매체들은 일본의 중국 국채 구입 규모가 최대 100억달러(약 7800억엔)에 이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중국은 일본 국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국제 경제위기는 계속 확산되고 있고, 문제의 복잡성과 심각성은 우리의 예상을 초월했다”며 “두 나라는 다가오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호혜적이며 전략적인 관계를 심화시킬 필요와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외환준비고 1조3000억달러 중 중국의 국채구입액 100억달러는 0.8%에 불과하지만 이는 양국의 경제관계가 국채를 상호 보유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원 중국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한ㆍ중ㆍ일 FTA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을 내년 초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한ㆍ중ㆍ일 FTA가 성사되면 인구 15억명, 국내총생산(GDP) 12조달러에 달하는 동북아 경제권의 무(無)관세 자유무역이 가능해져 역내 경제 통합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작년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선박 충돌 사건을 계기로 빚어진 양국 간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국은 해사 문제와 관련한 차관급 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물론 이 같은 합의는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이 더 크지만 올 들어 센카쿠 문제, 중국의 방위력 증강 등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을 상기하면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