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회사원 등 불법도박을 하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 두 번째는 운이 따라주면 크게 터질 거란 믿음을 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이번엔 딸 줄 알았는데…죄송합니다”라며 흐느낀다. 빚이 적게는 수천 만원에서 수십억에 이르지만 이들의 믿음은 굳건하다. 하지만 이들은 도박판에서 돈을 딸 수 없다. 도박은 운이 아니기 때문이다. 갖은 술수와 편법이 판치는 도박판은 속고 속이는 고도의 전략장이다. 보이지 않는 기술이 승리를 좌우한다.. 운도 기술이 만든다. 평범한 당신이 이길 수 없었던 도박판의 그 은밀한 세계를 들여다봤다.
▶’당신을 잡기 위해’ 도박판에도 역할이 있다=5명이 게임일 해도 목표는 당신이다. 먹잇감인 당신을 이들은 ‘호구’라고 부른다. 당신을 향해 4명이 달려든다. 전문 도박꾼은 보통 ‘타짜’, ‘바지’’ ‘설계꾼’, ‘꽁지’로 이뤄진다.
‘타짜’는 기술을 가진 사람. 고도의 도박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게임을 한다. ‘바지’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호구를 물색해 도박판에 끌어들이는 역할과 도박판에서 타짜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도박판에 앉아 타짜를 돕기도 하고 뒤에서 바람잡는 역할도 모두 그의 역할이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사람이 도박판에 발을 들여 희생양이 되는 데 일등공신이 바로 이 바지다. 일종의 정보원으로 호구를 선별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 ‘바지’가 아닌 평소엔 평범하게 생활하다 도박판에 호구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 순간 ‘바지’가 된다.
‘설계꾼’은 일종의 작전 참모다. 도박판에서 두뇌에 해당한다. 어떻게 도박판을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 돈을 딸지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온다. 호구의 심리를 파악해 그에 맞는 기술을 가진 타짜와 바지를 고른다. 소득배분도 그가 결정한다. 일단 판이 벌어지면 그의 지시에 전적으로 따르는 것이 도박판의 불문율이다.
‘꽁지’는 도박판 자금줄이다. 타짜와 타짜 편이 필요한 자금을 융통해주고 호구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네 명의 역할이 고정적이진 않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타짜라도 그 도박판과 기술이 맞지 않으면 바지 또는 꽁지가 된다. 설계꾼 역시 바지나 꽁지로 역할이 바뀌기도 한다.
바지 외에 호구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또 있다. 직접 타짜가 호구를 만나 친해지는 것이다. 이를 도박판에서는 ‘공중부킹’이라고 한다. 바지를 통해 파악한 호구의 정보를 기초로 호구가 자주 찾는 술집이나 골프연습장 등을 찾아간다.
미인계도 빼놓을 수 없는 호구 접근법이다. 영화 타짜에서 정마담(김혜수 役)이 호구가 잘 가는 커피숍에 들어가 호구에게 주스를 엎지르며 친해지는 장면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당신이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속임수’= 순수하게 룰을 지키는 당신은 차마 눈치도 챌 수 없는 속임수들이 도박판에는 횡행한다. ‘갓접기’부터 ‘목카드’, ‘캉ㆍ덧장ㆍ낙엽’, ‘탄’, ‘스태키’, ‘밑장 빼기’ 등의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갓접기’는 카드(트럼프) 게임시 타짜들이 사용하는 손쉬운 기술이다. 특정 카드를 받을 때마다 살짝 휘어 놓는 것으로 바닥에 놓을 때 표시가 난다. 타짜는 바로 이 카드를 보고 패를 던진다. 카드를 바닥에 놓았을 때 휘어져 있으면 이 속임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타짜가 유난히 카드옆면을 주의깊게 보거나 내가 불리한 패를 가지고 있을 때 계속 게임을 속행한다면 더욱 확실하다.
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어떤 무늬를 휘어놓았는지 파악한 다음 타짜와 똑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하면 된다. 그러다가 같은 카드에서 동일한 게임방식이 계속될 경우 특정 무늬의 카드만 휘어져 있다며 게임을 중단하면 된다.
‘목카드’수법은 카드 뒷면에 타짜만 아는 표시를 해놓은 카드를 쓰는 방법이다. ‘약쑈카드’(타짜가 수공으로 만든 카드), ‘공장목’(전문 공방에서 만든 카드), ‘렌즈카드’(특수한 렌즈를 끼고 식별할 수 있는 카드) 등 세가지 종류로 육안으로는 타짜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뒷면에 매우 엷게 표시를 하기 때문이다.
시중에 파는 카드를 티 안나게 뜯어 삽입하거나 호구가 들어오기 전 미리 목카드로 게임을 하는방법, 호구의 시선이 흐트러졌을 때 목카드로 카드를 바꿔치는 방법으로 이용한다.
카드의 뒷면 관찰로는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속임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 불리한 카드가 왔을 때마다 상대방이 게임을 속행하거나 상대의 손을 관찰해 수신호를 쓰는지 보면 속임수를 피할 수 있다.
‘약쑈카드’는 보통 돋보기로 확대해서 보면 구분이 가능하고 ‘공장목’은 실크스크린 인쇄로 검정 부분의 특정부분이 넓게 인쇄된 특징을 보인다.
‘렌즈카드’는 카드 뒷면을 형광 염료를 사용해 표시한 것으로 일반적인 가시광선에서는 보이지 않고 블랙라이트 조명에서만 보인다. 안경을 쓰면 속임수가 드러나기 때문에 보통 타짜들은 콘텍트렌즈 형태로 만들어 눈에 끼운다. 티가 잘 나지 않아 타짜들이 최근 많이 쓰이는 수법이지만 이 렌즈를 착용하면 사물이 어둡기 때문에 현장 조명이 매우 밝다면 이 수법을 의심해볼 수 있다.
‘캉’은 같은 편이 손발을 맞춰 돈을 따는 경우로 카드와 화투의 숫자와 무늬를 미리 약정하고 사인을 통해 게임을 이끌어가는 수법이다. 증거물이 남지 않아 타짜들이 많이 쓴다. 말로 하는 ‘말캉’, 손가락만을 사용하는 ‘손캉’, 손가락과 몸을 사용하는 ‘몸캉’ 기침을 하는 등의 ‘킁캉’이 있다.
‘낙엽’은 버린 카드를 슬쩍 집는 타짜 기술이다. 게임을 하다보면 버린카드를 한쪽에 모아두게 되는데 보통 그 옆에 타짜가 앉는다. 타짜가 카드를 받는 척하며 딜이 준 카드를 버리고 버린 카드를 집는데 보통 동작이 빠르고 자연스러워 눈치채기가 쉽지 않다.
‘갱’은 카드나 화투를 손바닥에 감추는 기술로 타짜의 왼손을 살펴 손가락 틈이 없으면 의심해봐야 한다.
‘탄’은 카드나 화투의 순서를 교묘하게 맞춰 큰 점수로 이기는 방식이다. 짜는 방법과 상대가 모르게 바꿔치는 기술이 능통해야 가능한 수법이다. ‘탄짜기’와 ‘탄넣기’다.
‘탄넣기’는 최후의 수단이다. 강한 탄의 경우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탄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은 고스톱의 탄이다. 쓰리고에 2번 흔들고 ‘오광’, ‘양박’, ‘멍따’가 나오면 1000점도 나올 수 있기 때문. 보통 손으로 하는 방법과 기계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주먹탄’이다. 짜놓은 탄을 왼손에 쥔 채 테이블 밑에 들고 있다가 오른쪽 카드는 버리고 왼손 카드로 돌리는 방법이다. ‘재떨이탄’은 담뱃재를 터는 동작을 하면서 카드를 바꿔치는 방식이다. 이외 타짜의 뒤에 서있는 같은 편이 어깨너머나 겨드랑이 뒤로 카드를 주고 받는 ‘어깨탄 및 겨드랑이 탄’ 등이 있다.
‘스태끼’는 화투나 카드를 섞을 때 필요한 카드를 필요한 위치에 넣거나 치는 동작을 통해 같은 편에게 필요한 승리패가 돌아가도록 하는 속임수다. 상당한 연습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증거도 전혀 남지 않아 ‘도박 기술의 꽃’이라 불린다. 수법을 알아채는 방법은 타짜가 자신의 ‘기리’(패를 반쯤 나눠서 위에 있는 것을 밑으로, 밑에 있는 걸을 아래로 깔아주는 기술)순서가 아님에도 ‘기리’를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 수법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밑장빼기’는 타짜카드 중 가장 무서운 기술이다. ‘스태끼’는 간혹 불발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밑장빼기’는 밑에다 카드를 놓고 필요할 때 빼면 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카드를 바닥에 놓고 밑장을 빼는 ‘바닥밑식’과 들고 빼는 ‘들고밑식’ 두 가지가 있다. 보통 타짜는 왼손으로 이 수법을 쓴다. 왼손으로 바닥 마찰력을 이용해 1장을 남기는 것, 오른손은 그냥 덮어만 주는 역할을 한다.
<참고문헌 타짜의 기술, 저자 강희룡 외, SKOOB>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m.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