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양속단속반 박물관을 방문하다(Visite au musee de la brigade mondaine)’
“프랑스어로 예전에 ‘브리가드 몽덴(Brigade mondaine)’이라 불리던 매춘단속반은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 자료실을 갖고 있습니다. 매혹적인 분위기의 자료실에는 풍속사범으로 걸린 수백개의 물건들이 벽, 진열대, 게시판 등에 진열돼 있습니다.”
요즘 우리의 눈에는 이런 물건들은 순진한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박제한 노루 머리처럼 벽에 걸려 있는 음경 모양의 혁대, 수작업으로 만든 음경들이 넘쳐난다. 마치 범죄 장면을 재현해 놓은 듯한 풍경이다. 풍속사범은 사실 이상한 범죄이기도 하다. 바로 이곳에서 ‘죄인들’이 종종 체포되고, 재판을 받았으며, 오직 쾌락을 보장하는 오브제들을 제작하거나 판매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았다.
‘입으로 불어 만든’ 유리 음경이 존재하는가 하면 라텍스, 알루미늄, 뼈, 가죽 등으로 제작된 것들도 있다. 심지어 남자의 진짜 음경도 있다. 길고 두꺼우며 갈색에다 마치 청동조각품처럼 생겼다.
미라로 변한 이 물건은 교수형을 당한 사람에게서 추출한 후 어느 창녀가 보관하던 것이다. 성과 관련된 수백 가지의 장난감들은 대부분 1960년대와 70년대에 섹스 숍, 개인수집가, 매음굴에서 압수한 물건들이다. 당시 프랑스 영토에서 음경을 상업화하는 것이 금지되었던 탓이다.
사회학자인 밥티스트 쿨몽(Baptiste Coulmont)은 풍속을 해쳤다는 이유로 1970년에 체포됐던 한 50대 남자의 얘기를 들려준다. 그는 바셀린 기름을 바른 폴리에틸렌 음경을 자신의 집 화덕에서 제작했다. 음경은 하나당 20프랑에서 30프랑에 팔렸다. 가택 수색을 할 당시 그의 집에서는 19개의 음경이 발견됐다.
그 남자는 “외국 회사들이 프랑스에서 음경들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판매 허가가 떨어졌구나 하고 판단했다”고 구차하게 변명했다.
애석하게도 그는 9개월 동안의 감옥 생활과 5000프랑의 벌금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판사들은 금기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1973년 11월 파리사법재판소는 톱 라이프(Top Life) 상표를 단 ‘진동 콘돔’을 수입 판매했다는 이유로 고발된 11명의 사람을 석방했다.
섹스숍의 범람을 저지하고, ‘음탕하고 모욕적인’ 형태를 한 섹스토이들을 수거하는 책임을 맡은 미풍양속단속반은 더 골치 아픈 상황을 맞았다.
인공음경과 진동마사지기가 문제가 된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의사들이 이 기구들을 가장 적법한 방식으로 사용했다고 크리스티앙 마르모니에는 강조한다. 1900년 만국박람회가 열렸을 때 파리에서는 12개의 진동마사지기가 의료기기로 진열, 소개됐다.
라헬 메인스는 “의료 목적의 전기제품들을 만들어내는 회사들은 안성맞춤의 모델들을 생산해냈다”고 이야기한다. 라헬 메인스는 ‘바이브레이터(vibrator)’의 개발을 열정적으로 연구한 작가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이미 기원전 450년에 음부 마사지가 히스테리를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설파한 바 있다.
라헬 메인스는 “이 방식은 18세기 초부터 태엽을 감는 장치를 이용해 기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증기가 들어간 바이브레이터가 개발되지요. 1869년에 조지 테일러가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 냈습니다”고 설명했다. 20세기에 들어서자마자 해밀턴 비치, 시어즈 로벅, 화이트 크로스, 제너럴 일렉트릭, 피츠제럴드 MFG 등 많은 회사들이 진동마사지기를 상업화시켰다. 그들은 몸무게를 빼고, 두피를 마사지하며, 턱을 단단하게 하고, 근육 이완에 좋다고 이 기구의 장점을 홍보했다.
슬로건으로는 “젊은 시절 당신이 겪었던 모든 쾌락이 내부에서 물결칩니다”는 표현을 내세웠다. 이에 속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반면 의사들은 다양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면서 기구 사용을 권장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영화, 특히 에로영화의 도래가 마사지 기구 산업에 치명타를 날렸다.
1920년대부터는 체면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바이브레이터 제조를 중단했다. 라헬 메인스는 그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포르노 필름들은 사회적 은폐를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음부 마사지가 의학적 성격의 치료라고 의사들과 환자들이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된 반면, 에로틱 영화에서는 동일한 방식에, 동일한 도구를 이용했습니다.”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관련 사진들을 눈에 가득 담고 싶다면 ‘음경 스토리’를 크리스마스 때 구입하시라. 기원전 3만8000년부터 2만8000년 사이에 존재했던 오리냐크기(期)의 구멍 뚫린 ‘남근 막대’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용도로 쓰였는지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에도시대 일본에서는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음경을 팔기도 했다.
크리스티앙 마르모니에의 저서 ‘음경 스토리, 섹스토이의 역사(Godes` Story, l`histoire du sextoy)’의 사진은 프레데릭 레글랭이 맡았다. 사진가는 15년 전부터 미풍양속단속반 박물관 사진을 찍어온 인물이다. 세븐 셉트 출판사가 펴낸 책은 DVD와 함께 30유로에 팔리고 있는데, DVD에는 독창적인 인터뷰와 음경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일부 사람만이 알고 있는 섹스 박물관이 파리에 있다. 미풍양속단속반이 관리하는 비밀 박물관이다. 크리스티앙 마르모니에(Christian Marmonnier)는 섹스토이를 주제로 삼은 놀랄 만한 예술서인 ‘음경 스토리(Godes` Story)’를 통해 박물관의 은밀한 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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