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골의 존재는 허구일까 현실일까(Nymphomane: mythe ou realite?)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성의학자 중 한 사람인 앨프리드 킨제이(Alfred Kinsey)의 정의에 따르면 색골은 “일반인보다 훨씬 더 자주 사랑을 나누는 자”이다. 불감증에 걸린 자와 정반대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색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끈질기게 계속되고 있다.
마르탱 빙클러(Martin Winckler)는 ‘아르테라디오’ 방송을 통해 진료 상담을 하는 의사이다. 일부 진료는 욕정과 관계된 것이다.
“어느 날 한 젊은 여성이 진료실을 방문한 후 얘기를 꺼냅니다. ‘저는 제가 정상인지 알고 싶어요. 내밀한 사생활에 관한 문제인데요. 제가 상의하고자 하는 것이 의학과 관련된 문제인지조차 모르겠어요. 제게는 애인이 4명 있답니다.
첫 번째 애인은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인데, 그를 사랑하기에 완벽히 행복합니다. 제가 끔찍하게 사랑하는 두 번째 애인은 유부남이고, 그와 플라토닉 러브를 나누며 열정적인 내용의 전화와 에로틱한 전자메일을 주고받죠. 몰래 만날 때 서로 만져주고 애무하지만, 그와 성관계를 나누지는 않아요. 세 번째 애인은 제가 전혀 사랑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와 규칙적으로 만나면서 마치 미친 여자처럼 정사를 치릅니다. 저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어요. 어쨌든 저는 그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기를 갈망합니다. 강렬한 쾌감을 느끼는 1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의 곁을 떠난답니다. 네 번째 애인도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마르탱 빙클러의 입을 통해 그녀 이야기가 계속된다. 빙클러가 그녀의 첫 질문에 대답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 질문이 쓸데없다는 것을 안다. 이 여성이 왜 ‘정상’을 필요로 할까? 그녀가 왜 4명의 애인과 행복하게 사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 것일까?
빅토리아 시대의 의사들은 대단히 강렬한 성적 욕구를 가진 여성은 질환을 앓고 있다는 생각을 퍼뜨렸고, 자기들 눈에 비정상적이고 병적으로 보이는 이런 욕망을 지칭하기 위해 ‘색골(nymphomane)’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한 여성이 재봉틀 위에서 몸을 떠는 그 순간 색골이 된다고 일부 사람들은 주장한다.
못 말릴 욕정을 느끼는 여성들은 “성적 욕구를 느끼는 광녀(狂女)”로 규정된 후 음핵을 절제하는 처방을 받았다. 19세기의 마지막 30년 동안 외과 의사들은 수천 명에 달하는 여성들의 난소를 절제했는데, 그녀들이 오직 성적 충동을 느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오늘날 색골은 외설적 농담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은 웃자고 색골 이야기를 꺼내거나, 때때로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며 “그걸 좋아하는 여성”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그러나 단어는 경멸적인 뉘앙스를 띠고 있다. ‘과도한 섹슈얼리티’라는 생각에 부정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뭐가 과도한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랑을 지나치게 나누는 것은 언제부터였고, 정상적인 규범이 존재하기나 할까? 전혀 아니다.
과학자들은 넘지 말아야 할 생물학적 한계를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가 변했기에, 더없이 케케묵은 ‘색골’이란 단어는 오늘날 정신의학사전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 단어는 현재 섹스숍의 포르노영화 코너에서만 찾아낼 수 있다. 그곳에서 찾아낼 수 있는 영화 제목들은 ‘색골들을 위한 샌드위치’ ‘남자가 목말라’ ‘불쾌한 색골’ 등이다.
X Cargo 비디오 판매 카탈로그에서는 ‘섹쉬엘르망 보트르’란 에로물 통신판매회사가 내세운 ‘색골과 즉시 연결. 만족 보장!’이라는 광고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역사학자인 카롤 그론느망(Carol Groneman)은 “오늘날 사회가 ‘지나침’이라는 개념을 파렴치하게 홍보하지요.
상상 가능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먹기 위해 성을 이용합니다”라고 분석한다. “통제가 불가능한 리비도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 능력을 넘어서는 섹슈얼리티를 우리가 겁내며, 여성의 경우 더욱 겁을 먹기에,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어야 할 색골이란 단어가 여전히 우리 어휘 속에 남아있다고 카롤 그론느망은 진단한다.
색골 여성을 다룬다는 것은 전적으로 남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고뇌를 감추고 있다. 침대에서 그 여성을 ‘감당할’ 수 없다는 고뇌 말이다.
21세기 벽두에 색골은 의학적으로 더 이상 인정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섹스가 알코올이나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색골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수천 명의 미국 여성들이 그룹 치료를 받기 위해 섹스중독자 갱생협회(SAAㆍSex Addicts Anonymous)에 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왜 그럴까? 죄의식 때문이다. 남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엑스 파일’‘캘리포니케이션’에 출연 중인 데이비드 듀코브니(David Duchovny)는 지난해 9월 인터넷으로 섹스에 탐닉하는 자신의 문제를 고치려 애쓴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자신이 포르노 사이트를 전전하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다고 고백했다.
미국에는 ‘섹스중독자’를 위한 2000개 이상의 대화 그룹이 존재한다. 종종 청교도 도덕으로 무장한 종교단체들도 있는데, 그들은 ‘죄’라는 낡아빠진 개념을 ‘중독’이라는 지칭보다 학술적인 개념으로 대치시킨다.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알려면 성적 의존 문제와 맞서 싸우는 협회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들 입장에서 볼 때 ‘성중독자’는 ‘섹스에 대해 너무 생각하는 성향’을 지닌 모든 사람이다. 순전히 주관적인 이 질병은 오직 죄의식을 전면에 내세운다.
‘섹스에 대해 너무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가제트 데 테라푀트’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는 1주일 동안 섹스를 750번 생각한다고 한다. 섹스를 상상하는 것보다 더 자연스러운 모습은 없다. 그와 반대로 그걸 질병으로 간주하는 방식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 (이미지는 시스 크리젠(Cees Krijnen)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86세 사미자, “단어 잘 안 떠올라” 치매 일까?…치매와 건망증 차이는 [그들의 건강美학]](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8/news-p.v1.20260908.d06bc010b97e4720abe8ba08bd68428e_T1.jpg?type=h&h=240)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