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비판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에 대해 보시라이측 좌파 지지세력이 반격을 가하면서 중국내 좌·우파 논쟁이 촉발되는 분위기다.
원자바오 총리는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시 부시장의 미국망명 시도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충칭시는 많은 성취를 이룩했다. 그러나 충칭시 당 위원회와 시 정부는 반드시 반성하고 진지한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개혁 없으면 문화대혁명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충칭시를 책임진 보시라이에게 분명히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자, 보 서기가 주도하는 ‘사회주의 문화운동(唱紅)’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시라이는 법과 원칙을 내세우면서 서방자본주의의 병폐를 비판하고 사회주의 이념을 강조하는 ‘충칭모델’을 내세우며 중국내 좌파 세력의 지지를 얻어나가고 있다.
특히 그는 충칭에서 마오쩌둥(毛澤東)시대의 혁명가요 부르기를 주도하면서 문화대혁명을 연상시키는 좌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중국내 신좌파 지식인들은 고속성장의 부작용을 치유하려면 좌파적 노선이 필요하다면서 보시라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원 총리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좌파들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5일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에 따르면 독설가로 유명한 좌파학자 쿵칭둥(孔慶東)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는 자신의 웨이보에 “왕리쥔 사건이 발생한 후 정작 반성해야할 사람은 원 총리였다”면서 “괜찮았던 나라가 지금 왜 이렇게 된 것인가”고 반문했다.
좌파 네티즌들도 줄줄이 원 총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문화대혁명의 큰 모자를 충칭에 씌웠다”면서 “원 총리는 이같은 꼼수를 어디서 배운 것인가”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총리가 총경리보다도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 외교가는 이번 원 총리의 발언이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이론투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 가을 등장할 시진핑(習近平) 체체의 새 통치이념을 둘러싸고 좌-우파의 치열한 노선투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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