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좋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뿔났다. 물가관계장관회의가 장관들의 궐석으로 차관회의처럼 돼버린 데 화가 난 것이다. 박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를 마치고 멕시코시티에서 새벽에 귀국, 공항에서 세수만 하고 중앙청사로 직행해 물가회의를 주재할 정도다. 최근 열린 몇 번의 물가장관회의엔 재정부와 농림수산식품부, 국무총리실 정도만 장관급이 모두 참석했고 나머지 부처들은 차관급이 대리 참석했다. 물론 국회일정이나 해외출장, 대통령 수행과 같은 경우로 장관이 불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관련 민간업계의 조찬강연, 기관 개소식 등을 이유로 장관들이 불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가가 ‘국정화두’임에도 물가장관회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9일 회의에서 터질 게 터졌다. 박 장관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회의 마지막에 “누군가는 (물가장관회의) 출석률을 체크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딱 본인 스타일이다. 사실 그동안 박 장관은 “(장관들이) 업무로 바쁘신 분들이고, 안 오시는 게 아니라 못 오시는 것인 만큼 강제로 출석을 종용하지 말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참석률이 너무 저조해지면서 박 장관이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이 직접 ‘물가와 서민생활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음에도 장관들이 이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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