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나마에서는 인디오의 거리 시위와 대(對)정부 투쟁이 화두다. 파나마 서북 지역에 위치한 느고베 부글레 인디오들이 자원개발 반대 시위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사상자도 발생하면서 자원개발에 따른 공공의 이익이 중요한 지, 인디오의 자치구역에 대한 자주권과 생존권이 더 중요한 지를 두고 연일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인디오들은 지난해부터 자치구역 내에서 벌어지는 광산 개발이나 수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고, 정부 측과 같이 합의한 ‘자치구 내에서의 광물, 수자원 및 환경 보호에 관한 특별법’ 통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초 파나마 의회 상임위에서 이 특별법이 규정한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조항인 5조(기존에 부여한 자원개발 허가권도 예외 없이 취소한다는 규정)를 빼고 본회의 상정을 추진하면서 인디오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죽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오면서 인디오의 자세는 더욱 강경해 졌다.
정부 입장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세계적 동광산인 쎄로 콜로라도(Cerro Colorado) 개발을 통해 얻고자 했던 정부재정 수입 확충과 일자리 창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부족한 전력을 확충하려 했던 수력발전소 건설 역시 난항에 빠졌다.
인디오의 요구는 통상적인 상식을 벗어난 점이 많다. 개발 허가가 취소될 경우 이미 막대한 경비를 투자한 기업은 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고, 정부 입장에서도 금전적 손해뿐만 아니라 향후 투자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인디오의 자주권 투쟁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이 땅의 원주민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산간벽지나 밀림지역으로 쫓겨나 가장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다. 정부도 지금까지 의료, 교육, 도로, 전력 등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매우 인색했다. 이들은 아직도 사냥, 낚시, 간단한 농사, 커피농장 노동자, 생태관광, 공예품 판매 등으로 연명하고 있다. 인디오들은 정부와 기업의 자원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고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뺏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파나마의 2010년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파나마는 7개의 인디오 부족이 있고, 인구는 총 4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파나마 인디오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16세기 스페인 식민지로 전락한 후 각종 전염병과 스페인 군대와의 전쟁으로 원주민의 약 90%가 죽고, 나머지는 밀림과 산간 지역 깊숙이 숨어들어 지금까지 옛날방식의 삶을 고수하고 있다.
개발론자들의 관점에선 이런 인디오의 저항이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개발에 따른 대가로 학교와 병원과 같은 시설을 제공하고, 금전적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이 같은 고집이 그동안 너무 많이 속아 믿지 못하는 것인지, 혹은 못 살더라도 기존의 삶을 영위하는 게 좋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동료의 죽음을 보며 눈물 흘리는 인디오들의 눈물이 안타깝다. 또한,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는 인디오 지도자들의 모습도 아쉽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눈물은 계속 흐를 것인가? 상생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
김상순 파나마 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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