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파리바게뜨 ‘베트남 1호점’가보니…

호찌민 중심가 5층건물 통째 임대 현지인 입맛 겨냥한 육송빵 등 “60여종 메뉴 쉴새없이 쏟아내

K-팝·한국 TV광고 매장 방영 2층 개방형 주방 호기심도 유발 “조금 비싸도 신선하고 다양”호평 [베트남 호찌민=도현정 기자]“파리바게뜨, 씬 짜오(안녕하세요, 파리바게뜨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베트남 현지 종업원들의 우렁찬 인사가 매장 안을 가득 메웠다. 직원들의 낯선 인사말이 잠시 어색했지만 매장 안을 둘러보니 이내 눈에 익은 풍경들이었다. 진열대를 가득 채운 식빵과 페스트리, 보는 이들의 눈을 자극하는 화려한 크림 장식의 케이크들.

매장 한쪽 음료 코너에 놓인 코코넛과 망고, 아보카도를 보고 나서야 이곳이 외국임을 실감하게 됐다. 파리바게뜨 베트남 1호점은 이처럼 한국의 빵과 현지 메뉴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모습이었다. 지난달 29일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에서 오토바이 대열을 헤치고 까오탕 거리에 들어서자 눈에 익은 흰 간판 글씨와 푸른 지붕이 보였다. SPC그룹 파리바게뜨의 베트남 첫 거점인 까오탕점 모습이다.

까오탕 거리는 호찌민의 중심지인 1군으로 들어서는 통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파리바게뜨는 이곳에 5개층의 건물을 통째로 빌려 베트남 첫 점포를 냈다. 530㎡ 규모에 2개층으로 구성된 매장은 1층엔 베이커리 카페를, 2층은 카페와 개방형 주방으로 사용했다. 나머지 층은 메뉴를 개발하는 공장과 사무실로 쓰고 있다.

매장에는 조리빵과 도넛 등 다양한 빵들이 쉴 새 없이 매대로 나왔다. 매장 관계자는 “140~160여종의 빵 중엔 한국 메뉴뿐 아니라 육송빵 등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메뉴도 있다”고 전했다. 가격은 샌드위치 종류가 한화로 3000~3500원, 케이크가 1만2000~1만5000원으로 한국 가격의 70% 선으로 현지 가격과 비교하면 꽤 비싼 편이다.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은 매일 모든 빵을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다. 2층 개방형 주방에서 빵을 만드는 모습을 소비자에게 보여줄 만큼 빵의 품질과 신선도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매장을 찾은 안나(28ㆍ여)는 “가격은 다른 곳보다 조금 높은 것 같지만 빵이 신선하고 종류가 많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샌드위치 등을 골랐다. 안나 외에도 4~5명의 손님이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매장을 찾아 타르트와 조리빵 등을 고르고 음료로 목을 축이느라 분주했다.

강성길 SPC 베트남 법인 부장은 “한국의 빵 수준 100%에 도달하는 게 목표인데 베트남 물에는 석회질이 많아 5~10% 정도는 맛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나 캐나다산 밀가루로 빵을 만들고 있지만 한국의 빵 맛 100%를 살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까오탕 거리는 번화가이다 보니 외식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인 브래드톡 매장이 위치하고 있고,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뚜레쥬르 베트남 5호점도 인근에 있다.

유수의 베이커리 업체들과의 경쟁이 녹록지 않겠지만, 다행히 ‘한류’라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최근 베트남에도 K-팝 등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이를 매장에서 국내의 TV 광고를 그대로 보여주는 식으로 한류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강 부장은 “한류 때문에 베트남에서 한글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가 상승하고 있다”며 “매장에서 일부러 한글 제품명이 그대로 나오는 ‘타요 케이크’ 광고 등을 보여주면서 고객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kate01@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