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타, 1790년대의 스타(Okita, star des annees 1790)
18세기 말 일본에서 드라마틱한 삶을 산 한 여성이 있다.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오직 기타가와 우타마로(喜多川歌)가 그린 초상화들이 존재할 뿐이다. 화가가 그녀를 사랑했던 것일까?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지난 2월 춘화 형태의 탁월한 일본 판화들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18세기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던 여성들 초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고급 창녀, 작부, 매춘부, 가정주부를 막론하고 그녀들은 웃음을 짓고,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탄탄한 가슴 위로 반쯤 벌어진 기모노 윗자락을 간간이 여미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에는 역사의 신비를 간직한 오키타라는 이름의 여성이 들어있다. 오키타는 에도(오늘의 도쿄)의 아사쿠사 절 근처에 위치한 나니와야란 이름의 한 찻집에서 일했다. 1793년에 우타마로는 고개를 숙이고 미소지으며 차를 따르고 있는 그녀 모습을 그려낸다. 그녀의 손가락들은 그녀가 우아하게 내미는 찻잔을 받치고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이 판화는 현재까지 8점만 발견됐습니다”라고 전시회 큐레이터인 지젤 랑베르가 말한다. “많은 예술가들이 오키타의 초상을 그렸지만 특히 우타마로가 그녀를 여러 번 반복해서 그린 후 당대의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 신전에 그녀를 입성시켰습니다. 오히사, 도요히나와 더불어 그녀는 ‘비진(Bijin) 트리오’(‘3명의 미녀’란 뜻으로 1793년의 미스 재팬으로 간주하면 되겠다)를 구성했지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는 1793년 작인 ‘부서진 마차의 풍자적 모방’이란 이름의 또 다른 판화에서 오키타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 동시대의 유명한 창녀 두 명 사이에 위치한 그녀는 그림의 중심을 차지한다. 오동나무로 장식한 옷을 입고 목에 손을 올린 자태의 오키타는 마치 인형 손처럼 아주 섬세하고도 긴 손가락을 하고 있다.
에도시대에 아름다운 여성의 손가락은 아주 작고도 거의 투명한 물고기에 비유될 정도였다. 하지만 오키타에 대해 무엇을 알까? 그녀가 아름다웠다는 사실을 제외한다면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에도시대 미술사 전문가인 크리스토프 마르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간세이 5년, 다시 말해 1793년에 그녀 나이는 16세였습니다. 이 시대의 여자들은 13, 14세 때부터 매음굴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25세 나이에 도달하는 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키타가 작부는 아니었지만, 오늘날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는 여자들에 비교될 수 있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스타였을까?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에도시대의 일본에서도 비진과 관련된 유행 현상이 있었다. “찻집 주인들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비진들만을 채용했습니다. 오키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음에 틀림없습니다”라고 크리스토프 마르케는 확신한다.
카를로타 사가 DVD로 출시한 ‘우타마로를 둘러싼 다섯 여인들’이라는 멋진 영화를 통해 미조구치 겐지(溝口健二) 감독은 우타마로가 오키타를 사랑한 것으로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오키타는 다른 사람을 사랑했고, 그로 인해 살인을 저지른 후 사형언도를 받는다.
더없이 소설 같은 영화 속에서 오키타는 낭만과 모반으로 채워진 비극의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이 처녀의 관심은 겉치레뿐인 놈팡이인 쇼자부로에게로 쏠려있다. 유혹자 쇼자부로는 오키타를 속인 후 다른 연인과 도망친다. 질투에 눈이 먼 오키타는 그들을 찾아낸 후 쇼자부로를 납치한다.
하지만 쇼자부로는 오키타를 다시 속인다. “그를 잊으시오. 에도의 진실한 여성 자격으로 그를 거부하시오”라고 우타마로가 간청하지만, “나는 웃음 짓고 고통받고만 있을 수 없어요”라고 오키타는 반박한다.
오키타는 칼을 들고 또 다시 연인들을 찾아 나서며, 그들을 찾아낸 후 살해한다. 경찰이 도처에서 그녀를 추적하자 오키타는 화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미적지근하고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체할 수 없었어요. 당신도 그림에 대해 비슷한 태도를 취하지 않나요?
나를 그려낸 당신의 판화 역시 똑같은 생각을 표현하고 있지 않나요? 일생 동안 나는 내가 의도했던 대로 행동했어요. 사람들이 나를 참수하든, 교수형에 처하든, 산 채로 불태우든 나는 벌을 달게 받아들일 겁니다. 나는 그를 정말 사랑했어요. 나는 벌을 받아야 합니다. 우타, 그것이 사랑이겠지요?
바로 그런 것이 사랑이겠지요?” 우타마로는 아니라고 답할 수 없었다. 덧없는 이 세상에서는 아름다움도 사라지고 영광도 사라져버린다. 심지어 사랑조차 시들도록 예정된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부유(浮遊)하는 세계’를 그려낸 이 판화들은 더없이 매혹적이었다.
“오키타는 1790년대의 스타였습니다”라고 크리스토프 마르케는 결론짓는다. “그러나 1795년부터 그 어떤 판화에서도 오키타 모습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25세가 넘은 여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미조구치의 영화는 순전히 상상으로 만들어낸 영화입니다.
사람들은 우타마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그가 요시와라 집창촌 두목의 아들이었다고 일부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이는 우타마로가 왜 일생 동안 이런 지역에서만 살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그는 모든 건물에 드나들었고, 당대의 가장 유명한 창녀들과 잠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그러나 우타마로가 어떤 여성에게 사랑을 느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미지는 우타마로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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