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이목구비에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배우를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관람한 뮤지컬 속 그를 떠올렸으나, 눈앞에 있는 사람은 전혀 다른 인물같을 정도였다. 무대 위 ‘까칠’하고 ‘무심한’ 남자 대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호탕한 웃음에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겼다.

여러 가지 매력을 담고 있는 뮤지컬 배우라 생각했더니 이 남자, 노래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영화까지 했다. 데뷔로만 따지면 벌써 8년차 베테랑이다. 알면 알수록 새로운 배우, 김동혁은 앞으로의 도약을 향해 지금도 질주 중이다.

# 가수? “음반 두 장 냈습니다. 하하”

2004년 김동혁은 싱글 음반을 내고 가수로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어 남성그룹 더 스토리라는 이름으로 음반 2장을 발매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그의 중저음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 꿈이 가수였어요. 욕심을 좀 내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이후 음반 두 장을 내면서 가수로 활동도 했지만, 결과는 잘 안됐죠(웃음)”

그리고 김동혁은 스물 두 살이 되던 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대로 향했다. 더 큰 도약을 위해 한 걸음 쉬어가는 타이밍이었다.

“군악대 출신이에요. 그래서 군대에 있으면서도 무대에 계속 설 수 있었죠. 제대하고는 전부터 배워왔던 연기에 좀 더 몰입했던 것 같아요. 물론 가슴 속에 가수에 대한 갈망은 있었죠. 뮤지컬을 하면서는 연기와 노래, 춤까지 모두 할 수 있어서 좋아요” # 뮤지컬? “이제 시작이죠” 가수활동으로 갈고 닦은 노래 실력과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쌓았다. 그리고 그가 도전한 분야는 이 모든 끼를 분출할 수 있는 뮤지컬.

“드라마와는 달리 뮤지컬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받아요. 매번 다른 관객들의 반응은 ‘짜릿’한 기분이죠. 대극장, 소극장 모두 해봤는데 저마다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현재 그는 동명의 소설과 드라마가 있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뮤지컬을 공연 중이다. 그래서인지 한층 눈빛이 반짝인다. “뮤지컬 배우 출신이 아니고 많은 무대에 서본 적이 없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무대에 선다는 매력과 관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쾌감에서 힘을 얻어요”

매회 다른 반응, 배우들 간의 호흡도 항상 같을 수 없는 것이 뮤지컬이 가진 특징이다. 실수가 있어도 그럴 때는 서로를 위해 동료들이 기지를 발휘하고, 보듬어 준다. 그것이 뮤지컬의 숨겨진 마력일지도.

김동혁은 여기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고, 또 배웠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홍사장님으로 나오는 신문성 선배님은 연극과 뮤지컬에는 베테랑이세요. 가장 연장자이신데도 연습기간엔 최고로 열정적이시죠. 또 주인공 한결 역의 재범형은 대본에 굉장히 충실하세요. 고은찬 역의 여자 배우 분들 역시 공연 때만큼은 배역에 빠져들어 무대 위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죠. 매일매일 하나씩 배워가는 소중한 시간인 것 같아요”

배우며 성장하는 사이 욕심도 생겼다.

“욕심이 많아요. 하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이뤄가려고 합니다. ‘페임’이라는 뮤지컬을 할 때는 굉장히 큰 무대였고,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했어요. 이후 또 좋은 작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만났잖아요. 최선을 다하니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처럼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려고 해요”

‘페임’을 끝내고 ‘커피프린스 1호점’. 쉼 없이 달렸지만 이제 어느덧 공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연습과 공연까지 동료들끼리 두 달 동안 많이 가까워졌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아서 많이 아쉬워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공연에 서는 배우 9명과 정말 돈독해졌거든요. 그리고 연출자, 작가님, 음악감독님 등 많은 스태프 분들과도 정이 들어서 벌써부터 아쉽네요”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진 김동혁은 또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콜’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오히려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희망도 전했다. # 김동혁? “진실되고 존재감 있는 배우가 되고싶어요”

군복무를 마치고 한 차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제는 배우로서 제 2의 전환점을 맞이할 차례다.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욕심 많은 배우로 롱런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희망이다.

“이것저것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짐캐리같이 변화무쌍한, 감초역할을 해보고 싶어요(웃음) 존경하는 배우는 송강호 선배님입니다. 연기를 보고 있으면 편안하지 않나요? 마치 작품 속 그 사람을 보고 있는 듯 해요. 그리고 또 장동건 선배님도요. 처음에는 비주얼로 대중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자신과의 싸움으로 선입견을 극복하고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잖아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존경스러워요”

김동혁의 배우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연기자 인생을 길게 보고 있어요. 잠깐 하고 그만두려는 생각이 아니라, 이순재 선생님처럼 오래도록 연기를 하고 싶어요. 대중들이 작품을 보고 저를 기억해주시고 짧게 나와도 존재감이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저 역시 진정성을 가지고, 진실 된 마음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할 거고요”

가볍지 않은 배우, 그렇지만 불편하지 않은. 대중들에게 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배우 김동혁.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할 그의 희망찬 앞날에 응원을 보낸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사진 김효범 작가(로드스튜디오) / hyobeomkim@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