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대국 진입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김정은에게 ‘가뭄’이라는 복병이 나타났다.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논란으로 외부의 식량 원조 길이 막힌 김정은에게 올해 풍년은 ‘3대 세습’의 필수 코스지만, 최근 고온 현상에 따른 봄 가뭄이 마지막 길 마져 가로막는 모습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최영림 북한 내각총리가 황해남도 새날농장과 오국농장을 잇달아 방문, 늦어지고 있는 모내기 작업 속도 향상을 다그쳤다고 보도했다. 최 총리는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문제를 푸는 것은 강성국가 건설의 초미의 문제”라며 “모든 일꾼과 농업근로자들이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나가야 한다. 모내기를 제철에 질적으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봄 가뭄이 가져온 김정은 체제의 불안감은 각종 매체를 동원, 연일 가뭄 극복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서해안 지방에서 30일 동안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며 “전국 각지의 일꾼과 근로자들이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에 총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이달 북한 서해안 지방 월 강수량은 1962년 이래 가장 적은 수준으로, 현재 토양 습도도 60% 정도에 불과, 모내기에 애를 먹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날 노동신문 역시 “계속된 가뭄으로 강냉이 영양단지 모 옮겨 심기와 모내기에 지장을 받고 있고, 이미 심은 밀, 보리, 감자 등 여러 농작물이 피해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서는 폐쇄적인 북한 당국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대내외 적으로 부각시키고 나선 점에 주목했다. 미사일 발사 강행과 핵 실험 논란으로 더욱 어려워진 식량난을 가뭄이라는 자연 현상으로 돌려, 예상되는 체제 불안을 다스리려는 의도라는 의미다. 또 대외적으로는 자연재해로 인한 불가피한 식량난임을 강조,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 사회의 원조 축소 움직임을 물타기 하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다.
최정호ㆍ신대원 기자 / choij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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