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욕망을 현실로 옮기세요!’

세컨드섹스닷컴(SecondSexe.com)이 오직 여성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대회를 열고 있다. 당선자는 자신의 성적 환상을 기록한 꿈이 실현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관심이 있는 여성들은 12월 31일까지 성적 환상을 다룬 이야기를 e-메일로 발송하면 된다.

“진부하거나 혹은 전혀 고백하지 못할 내용을 담고 있을지라도 상관없어요. 성적 환상이 아니라 관능성이 어떻게 기술됐는지를 따져 시상할 예정이거든요”라고 사이트를 개설한 소피 브랑리(Sophie Bramly)는 조언한다.

이야기의 ‘관능성’이 심사위원들을 매혹시킬 경우 당선자의 성적 환상은 실제로 구현된다. “심사위원들의 표결을 거쳐 세컨드섹스가 시나리오에 따라 당선자 이야기를 다뤄지도록 해줄 예정입니다.

그 어떤 이야기든 제한은 없습니다. 물론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지요. 가장 훌륭한 이야기들은 지원자들의 동의를 얻어 세컨드섹스닷컴 사이트에 올려놓을 겁니다.” 이제 당신이 글 쓸 차례다. 준비가 되셨는지? 떠나보자.

소피 브랑리에게 던진 질문들

-작가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확인하나요?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여성의 오르가슴에 대한 희화적 묘사 그리고 성적 욕구의 표현이 지나치게 남성적이어서 남자가 쓴 것으로 의심되는 소설들이 몇 개 있습니다. 확신은 없습니다. 남성이 당선될 경우에는 여성에게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합니다.

-‘가장 지독한 성적 환상’들은 때때로 실행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아주 유명한 인물들과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여성을 상상해 보세요. 혹은 에펠탑 꼭대기에서 나누는 사랑도 좋습니다. 이 경우에는 어떻게 하시렵니까? 이런 성적 환상들은 시상대에서 배제되겠지요.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1등상을 받을 수 없나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허가를 받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허가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수상자는 만족할 때까지 자신의 성적 환상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강간, 유괴, 폭행 등 아주 빈번한 성적 환상들은 어떨까요? ▶2년 전부터 우리는 네티즌으로부터 단편들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런 성적 환상을 취급한 글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폭행 범주에 넣을 수 없는 사디-마조히즘은 예외죠. 성적 환상을 통해 성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여성들은 남녀에 대한 ‘수동적’인 욕망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작품들이 멋질 경우 우리는 그것들을 출판할 겁니다. 에로틱한 단편들이 허구니까요.

-아주 일탈적이고 추잡하며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성적 환상들에도 1등상을 수여할 수 있을까요? ▶콜롱브 슈넥, 프랑수아즈 레, 에마뉘엘 피에라, 베르나르 샤퓌 등 작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상을 수여하게 됩니다. 심사위원들은 글쓰기의 자질, 글로부터 도출되는 에로틱한 힘을 평가할 겁니다. 그렇지만 성적 환상 그 자체는 평가 대상이 아닙니다. 모든 성적 환상이 존재 이유를 지닙니다.

꿈과 수면의 관계가 불가분이듯 성적 환상은 섹슈얼리티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습니다. 내 생각에 흥미로운 부분은 위반에 관한 것입니다.

-벌써 작품들을 받기 시작했나요? ▶콩쿠르가 시작된 15일 전부터 거의 매일 작품들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성적 환상이 반복해서 등장하나요? ▶엄밀히 말해 일부 환상을 제외한다면 현재까지 반복해서 등장하는 성적 환상은 없습니다. 공공장소에 대한 취향, 여러 명이 나누는 섹스 그리고 꽤 많은 사디-마조히즘 이야기들이 예외에 해당하는 성적 환상들입니다.

-당신 독자들의 리비도가 공통점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나요? ▶자신이 원하는 것 그리고 그걸 획득하는 방식을 여성들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주목합니다. 그녀들은 종종 강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위에서 묘사한 ‘수동적’ 여성과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지요. 내 눈에는 그 모습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이러한 단편들을 출간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작품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상상력, 내가 단 한 번도 보거나 읽은 적이 없는 생각들, 대단한 필력은 아주 놀랍습니다.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생각들이라고요? 예를 한두 개 들어주실 수 있나요? ▶내가 이야기하는 상상력은 성적 환상, 그 자체가 아닙니다. 태고적부터 꼼꼼하게 작성돼 있는 리스트로부터 성적 환상을 끄집어내기란 어렵습니다. 오히려 세부묘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요. 한 여성이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자위하고픈 욕구가 생깁니다.

주유소에 차를 세운 후 한 방향제를 훔치는데, 방향제 모양이 화장실에서 자위도구로 쓰기 좋게 생겼습니다. 한 이성애자 여성이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데, 그 장면이 너무 흥분시키기에 다른 여성이 어린이장난감으로 오럴섹스를 해 달라고 그녀를 위협합니다.

또 다른 여성은 정부(情夫)의 사무실에서 사랑을 나눌 예정인데, 그전에 여비서의 사무실에서 자위행위를 한 후 여성 음부의 분비액이 잔뜩 묻은 연필을 여비서의 필통에 꽂아둡니다 등등.

▶난 성적 환상 모두가 약호(略號)로 돼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더 흥분을 느낍니다. 전형들을 만들어내는 사디-마조히즘에서 더욱 그렇고요. 시나리오가 희화적일수록 더 유쾌하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성적 환상이 지나치게 혁신적이거나 독특할 경우에는 이야기의 힘을 잃어버리며 단순히 이상한 글로 전락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원칙적으로는 당신 얘기가 맞습니다. 표현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얘기겠지요.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세부묘사의 발명이 성적 환상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냅니다. 작가 사드(Sade)가 여성들과의 포옹이나 그룹섹스에 대해 글을 썼을 때, 장면 그 자체는 많은 사람의 평범한 모습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그녀들로 하여금 강제로 알약을 목구멍 속으로 삼키게 했을 때 상황은 완전히 돌변했습니다.

성적 환상을 보내는 마감날짜는 12월 31일 자정까지다. 절대 이 날짜를 넘어서면 안 된다. 워드로 작성해 최대 3페이지를 넘기지 말 것. 오직 e-메일로만 접수한다. 주소는 ‘nouvelle@secondsexe.com’. (이미지는 클림트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