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성남·제주등 매주 현장투어 무역협회장 넘어 기업인 동반자로 ‘우문현답’철학으로 유쾌한 강행군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책벌레’, 경제관료 출신 첫 총리라서 ‘경제 총리’, 자유무역협정 주창자라고 해서 ‘FTA 전도사’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한덕수(63) 한국무역협회장. 그에게 최근 또 하나의 별명이 붙었다. 바로 ‘금요일의 사나이’다.

한 회장은 금요일엔 얼굴에 화색이 돈다. 엔도르핀이 넘친다. 주말에 쉴 수 있어서, 여가를 보낼 수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한 회장은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지방에 내려간다. FTA 애로를 느끼고 있는 지역 기업을 찾아 무역협회장으로서 애로를 해결해 주고, 지역 기업인들의 애환을 몸으로 나누기 위해서다.

이벤트성이 아니다. 지난 2월 22일 취임한 그는 지금까지 안산, 성남을 비롯해 충남 보령, 대전, 제주, 부산, 인천, 전주, 오송, 광주 등 10개 지역을 방문했다. 전국 각지다. 이를 통해 121개 중소무역업체 대표들을 만났다. 부산 신항, 인천항, 새만금산업단지 등 무역 현장도 틈나는 대로 부리나케 달려간다.

FTA민간대채위원회 제19차 전체회의가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가고 있다.<br />김명섭 기자 msiron@
FTA민간대채위원회 제19차 전체회의가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가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
FTA민간대채위원회 제19차 전체회의가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가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 FTA민간대채위원회 제19차 전체회의가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가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

한 회장이 금요일이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은 평일에는 빡빡한 스케줄로 움직이다보니 현장의 목소리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금요일에 장거리를 이동하면서도, 필요하면 1박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심에서다. 실제 한 회장은 광주에 갔을 때는 1박을 하면서 광주 기업인과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장 행보를 계속하는 것은 평소 철학인 ‘우문현답’과 관련이 깊다.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하게 답한다는 사자성어, ‘우문현답(愚問賢答)’이 아니다. 한 회장은 늘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 ‘앉아서 천리길을 본다’는 것은 거짓이다. 무조건 현장에 가야 일선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책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은 오랜 경험에서 나왔다. 통상산업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등 통상 전문가로서의 노하우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주미대사 때의 관록은 ‘현장 전문가’의 커리어가 쌓인 결과물이다. 성과도 눈에 보인다. 무역을 전혀 모르던 지역 섬유기업들이 무역협회 지원을 통해 조만간 신규 해외거래를 트는 기회가 생긴 것이 대표적이다.

한 회장은 기자와 만났을 때 “소프트(Soft)한 업무도 챙기고 싶다. 그것이 저의 즐거움이다”고 했다. 무역협회의 큰 틀은 전임자들이 걸어온 길을 밟으면서도, 회원사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소통의 장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취임 4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는 한덕수 회장, 그래서 그는 금요일만 되면 힘이 생기는 사나이다. 그의 ‘프라이데이 강행군’은 한동안 계속된다.

<김영상 기자> /ys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