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성적에 대한 부담은 국경을 초월해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인 것일까.
최근 한국과 미국의 청소년들이 시험과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각성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상류층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명 ‘스터디 드러그’가, 한국에서는 각성 효과가 뛰어난 고 카페인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1일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스터디 드러그’로 불리는 각성제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성적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는 부자동네 학생들이 주요 사용자로 한 알에 최고 20달러(약 2만3000원)까지 할 정도로 비싸지만 모조품이 유행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학생들이 많이 찾는 스터디드러그는 애더랄, 비반스, 콘서타, 포칼린, 리탈린 등이다. 대부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아동의 정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약품이다. 의사 처방이 있어야 구입가능하지만 일부 학생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처방전 없이 불법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미국 식품당국이 조치에 나설 정도다.
한국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중고생부터 대학생까지 청년층을 대상으로 고 카페인 함유로 각성 효과가 있는 에너지음료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업체 GS25에 따르면 대학가 인근 점포 50곳의 에너지 음료 1월 384.3%, 2월 438.2%, 3월 821.1%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중간고사 기간이 포함된 4월엔 무려 1316.5%의 판매율을 보이며 다른 기간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GS25 관계자는 “전국 점포를 기준으로 보면 무려 20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에너지 음료 한 캔(250~473㎖)에는 평균 62.5~164㎎의 카페인이 포함돼있어 청소년 일일권장 섭취량(125㎎)을 훌쩍 넘어선다. 에너지음료 한두병만 마셔도 청소년의 경우는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기게 되는 셈이다.
더 나아가서 일부 청소년이 에너지음료 및 다양한 종류의 카페인 음료를 한꺼번에 섞어 마시는 일도 있다. 자양강장제나 캔커피에 에너지음료를 섞어 마시는 일명 ‘붕붕드링크’는 인터넷에 각종 제조법이 떠돌만큼 청소년 사이에서 큰 인기다. 하지만 붕붕드링크는 카페인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돼 청소년기에 칼슘균형을 무너뜨리고 위에 염증을 유발해 성장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고(高)카페인 중독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유경숙 건강한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2008년 독일에서는 고함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드링크에 대해 담배와 비슷한 수준의 경고 표시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며 “지난해 카페인 규제가 풀리고 에너지 드링크 수입이 허용되면서 카페인의 과잉 섭취 기회가 많아졌다. 지속적인 카페인 섭취는 중독으로 이어져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에 해가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관계법령 개정을 통해 1㎖당 0.15㎎ 이상 함유된 액상음료(차, 커피 제외)에는 ‘고카페인 함유’ 표시 및 어린이, 임산부의 경우 섭취를 자제 주의 문구를 2013년 1월부터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한권우 식약청 식생활안전과 사무관은 “고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신경과민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며 “지도가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해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고카페인 음료를 주의하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배포하는 등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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