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김여사, 현금수송차량 김여사, 좌회전 김여사 등 왜 대한민국은?
-여성 운전자에 대해 야박한 것인지 [헤럴드경제= 이태형ㆍ민상식 기자] 왜 한국인들은 교통사고를 낸 사고차량의 운전자는 모두 ‘여성’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운동장 김여사’, ‘현금수송차량 김여사’ 등은 모두 여성 운전자였다. 운전 미숙으로 운동장을 걷고 있는 학생을 친 사고나, 졸음운전으로 현금수송 차량을 뒤에서 들이 받은 경우는 모두 여성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교통사고를 여성이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지난 25일 오후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좌회전 김여사’이었다. 중앙선을 침범해 좌회전하던 차량이 오토바이 운전자와 충돌할 뻔한 영상이었다.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블랙박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운전자가 여성일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그리고는 ‘좌회전 김여사“라고 확인하는 과정도 없이 결정지어 버렸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 차량의 운전자는 남성, 즉 ‘김사장’이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실제 지난 한해 발생한 총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89만7271건으로, 이중 여성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21.3%에 불과했다. 특히 사고로 인한 사망자 발생 건수를 보면 총 사망자 5229명 중 남성 운전자의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89.78%로 남성의 과격ㆍ난폭 운전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여성 운전자의 운전 숙련도를 따지기 앞서 여성이 보다 안전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음을 수치에서 읽을 수 있다”며 “여성 운전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운전자에 대한 편협된 인식이 팽배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의 진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임인숙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사회주류 집단이 남성이었다. 현재 남성은 여성이 약진하고 있다는 심리적인 불안이 있다. 김 여사 논란은 여성들의 부족함과 실수를 집중적으로 드러내는 심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즉 여성과 남성과의 차이로 여성의 열등감을 부각시키고 확인하려고 하는 남성들의집단 심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 교수는 이어 “남성들은 여성들이 얼마만큼 우스운 존재인가를 자신보다 기계와 운전에 서툰 존재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위안을 삼는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온라인에서 전파되는 왜곡된 시각들에 대해서 임 교수는 “인터넷은 공간 자체가 자극적인 것과 웃음 코드를 갖고 있다. 김 여사 논란은 단순히 서로 웃자고 퍼지는 것일 수도 있다”며 “여성비하가 확산되고 논란이 되는 것은 매체의 영향이 크다. 매체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극적으로 이 같은 논란을 자꾸 부추기고 있다.”고 언론 보도 실태를 꼬집었다.
th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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