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표 없어 도난사고 빈번 고속버스 화물관리 허술 회사측 “귀중품은 승객 책임”
#부산에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탄 A(32) 씨. 버스 짐칸에 가방을 싣고 버스에 올라탄 A 씨는 짐칸 쪽에 자꾸 신경이 갔다. 귀중품 등이 보관돼 있지만 버스가 떠나기 전까지 활짝 열려 있는 짐칸을 지키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A 씨는 “일전에 승객 중 한 명이 서울터미널에서 자기 짐을 잃어버렸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버스기사와도 멱살다툼을 벌인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여름휴가 동안 동남아 4박5일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B 씨.
강남 주소지 방향의 직행버스에 오르면서 여행가방과 선물꾸러미를 짐칸에 실었지만 목적지에 도착해 짐칸에서 물건을 내리다보니 선물꾸러미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B 씨는 “어찌된 것이냐”고 기사에게 따져 물었지만, 기사는 “중요한 것은 손님이 잘 챙겨야 한다”며 오히며 면박을 당해야 했다.
고속버스 이용객의 짐 도난 사건이 심상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짐칸에서 발생한 도난분실 사고는 현재 책임소재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운송회사 측에 관리부실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승객의 주의의무도 적지 않아 문제를 제기했다가 시간만 낭비하는 수가 많다.
실제로 서울고속터미널 운송조합 약관은 ‘승객이 지닌 휴대품은 여객 각자의 책임하에 보관하되 버스회사에 귀책이 있을 경우는 그러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고속조합 관계자는 “약관에 따라 짐칸에 놓은 짐이 도난ㆍ분실될 경우 승객이 책임진다”고 말했다.
KTX 등 열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TX는 칸과 칸 사이에 캐리어 등의 큰 짐을 두는 공간이 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이곳에는 짐을 놓을 수 없다. KTX에 따르면 이 공간은 특송회사의 짐을 싣는 공간으로, 캐리어 등을 싣다 분실ㆍ도난당했을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승객에게 있다.
한편 도난ㆍ분실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짐칸에 짐을 놓을 경우 물표를 나눠주는 곳도 있지만 이 경우 운임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있어 운송회사가 섣불리 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송회사의 사고예방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승객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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