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상일(대구) 기자] 경북도교육청이 지난 10년간 경북도내 293개 학교를 일정한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팔아 넘겨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황이주(울진) 경북도의원은 도교육청이 지난 10년간 도내 학교를 매각하면서 어떤 경우에는 공개입찰을, 또 어떤 경우에는 수의계약을 하는 등 기준이 일정치 않은데다 이미 연수원을 소유하고 있는 기관에 또 다시 같은 용도로 매각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 의원은 매입자가 수의계약 등 유리한 조건으로 매입키 위해 당시 제시한 사업계획과 달리 학교만 사들여 놓고 수년간 사업을 이행하지 않고 있거나 폐교 자체를 방치해 두고 있는데도 도교육청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사후관리에도 손을 놓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교육청이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도교육청 산하 각 지역교육지원청(이하 지원청)이 매각한 폐교는 모두 293개교로 이중 수의계약으로 매각된 학교 수가 절반인 146개교나 됐고 이들 중 상당수는 전원주택, 농업생산기반시설, 주말체험농장, 노인휴양시설 등 개인용도로 처분됐다.
실제로 Y지원청의 경우 모 지역의 폐교를 2002년 주거용으로 사용하려는 안모씨에게 공개입찰로 매각했으나 2003년께는 다른 학교를 같은 용도로 박모씨에게 공개입찰로 매각했다. 또 다른 Y지원청의 경우는 2001년 1월 모 학교법인에 수련원 용도로 공개입찰로 매각해 놓고 다음 달 이 법인에 인근의 또 다른 학교를 같은 용도로 수의 계약 처분하는 등 일정한 기준 없이 임의대로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의원은 또 폐교 매입이 부동산 투기용이라는 것도 지적했다.
이는 폐교들의 공통점은 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은 농어산촌지역에 위치한다는 점으로 한적한 곳에 수련원이나 연수원,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하려는 매입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변 경관이 수려한 강가나 해안가에 위치한 폐교들은 부동산 투자 가치가 높아 여윳돈을 만지는 학교법인이나 기업들이 노리는 주요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북의 모 학교법인은 도내 한 지역에 수련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6년 4월 모 지역 폐교를 공개입찰로 매입한데 이어 같은 해 10월 다른 지역의 또 다른 폐교를 12억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수의계약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또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도내 모 학교법인은 2002년 당시 많은 국내 유수한 기업체들이 연수원으로 사용하려고 눈독을 들였던 한 폐교를 ‘연구소와 교육문화센터를 건립, 운영하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수의계약으로 매입해 놓고 지금까지 약속을 이행해 오지 않아 투기 의혹마저 사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의원은 폐교 매입에 눈독을 들이는 지방자치단체도 많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매입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시세보다 헐값에 사들일 수 있기 때문으로 여기다 주민생활 체육시설, 문화학교, 노인복지요양시설 등 다양한 용도 사용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령군의 경우 이 기간 동안 나온 7개의 학교를 모두 매입했고, 청도군의 경우도 10개의 폐교 중 9개교를, 청송군의 경우엔 9개 학교 중 8개를 사들였다. 그 외 의성군 13개교, 예천군 10개교, 영주시 8개교, 영천시와 경주시가 각각 6개교, 군위군이 5개교를 매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법에 따라 주민소득증대 등 공익목적이면 수의계약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공개입찰하도록 돼 있어 규정에 따라 매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 의원은 “도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현장 답사 등 2달 가까이 분석해 본 결과 경관이 빼어난 일부 학교의 경우 ‘투기꾼들의 사냥감’이란 인식을 떨쳐버릴 수 없을 만큼 일정한 기준 없이 매각됐다”며 “지금부터라도 기준을 세우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폐교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mile56789@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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