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는 후보 단일화 외치고 일부 대권주자 안철수 구애 타령 결국 위기 넘어 자멸의 길로… 과거의 틀과 전략서 벗어나야
민주통합당 구성원들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전략밖에 없는 것 같다. 하나는 ‘어게인 2002’. 그러니까 영남 후보를 대권 주자로 만들면 영남 지역의 지지를 확보하게 되고, 민주당의 지역기반인 호남이 자동적으로 지지해주며, 자신들의 고정 지지층에다 플러스 알파를 확보하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공식을 맹신하고 있다. 또 하나의 전략은 이른바 후보 단일화에 대한 맹신이다. 단일화만 되면 무조건 승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의 전략이 그만큼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생각이다. 첫 번째 전략, 그러니까 지역 구도에 입각한 전략은 과거만큼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 수 있다. 물론 지금도 지역주의가 우리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하지만 과거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난번 총선에서의 결과를 보면 지역주의의 위력이 상당 부분 약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호남의 경우 민주당 후보에게 무조건적으로 전폭 지지를 보낸다는 보장은 없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데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가 90%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인구 차이 때문에 새누리당 후보가 영남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득표에 비해 상당한 격차로 뒤질 수밖에 없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호남 지역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영남 출신 후보를 대권 후보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후보 단일화도 그렇다. 이해찬 대표가 10월에 ‘민주-진보-안철수’의 단일화를 주장하지만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책이 출간되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후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세는 상당한데, 만일 안 원장이 다자구도에서도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면 기존 정치권과 더욱 차별화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후보 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는 편이 자신의 참신한 이미지 구축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당(自黨) 후보들을 키울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허구한 날 후보 단일화 타령이나 하고 있고, 민주당 대권 주자 중 일부는 안 원장에게 구애하는 듯한 뉘앙스나 풍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집토끼들마저 달아날 판이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대권 후보나 당 지도부만은 아니다. 정당의 존재 목적이 정권을 잡는 데 있건만 민주당 의원들 중 당내 각 대선 후보 캠프에 가세한 의원 수는 대략 50명 정도밖에 안 된다.
권력 쟁취를 위한 핵심과정인 대선에서 정당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인 국회의원들이 시큰둥하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다. 더구나 이들이 안철수 원장에 줄을 대기 위한 일종의 대기상태라면 이는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정당정치의 근본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지금 민주당의 상황은 위기를 넘어 아예 자멸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민주당이 과거의 틀과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대선에서의 희망은 없을 것 같다. 역사는 반드시 반복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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