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대선 출마 선언을 코앞에 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향한 정치권의 검증 작업이 본격화됐다. 책을 통해 ‘재벌개혁’을 ‘정의 실현’의 화두로 밝혀온 안 원장이 과거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명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 2003년 4월 최 회장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브이소사이어티(V-SOCIETY)’의 일원으로 함께 제출했다. ‘브이소사이어티’는 재벌 2ㆍ3세와 벤처 기업인들의 모임으로, 이들은 “최 회장이 국가의 근간산업인 정보통신, 에너지 산업을 부흥시켜 왔다”며 “모든 책임을 지더라도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 회장은 당시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같은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안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강조한 ‘재벌개혁’ 메시지와 9년전 재벌 총수 구명운동에 참여한 이력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책에서 ‘삼성동물원과 LG동물원을 넘어’라는 장(章)에서 “기업주가 전횡을 일삼거나 주주일가의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면 그건 범죄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행위가 법률과 제도적으로는 처벌 대상이 되는데 지금까지 행정·사법부가 입법 취지대로 집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이런 것이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법치에 대한 불신과 우리 사회가 정말 불공평하다는 절망감을 낳았다”고 기술했다.

안 원장 측은 최 회장 구명운동에 동참한 사실을 인정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당시 브이소사이어티 모임의 일원으로 서명에 동참한 것은 맞지만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아니다”며 “탄원서라기보다는 선처를 호소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지금까지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의 ‘안철수 검증’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권에 발을 디딘게 아니었으니 검증도 없었지만, 본격 출마하게 된다면 정치권의 ‘안철수 검증’이 시작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