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조민선 기자]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제주 4ㆍ3평화공원을 방문했다. 현 정권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단 한 차례도 발길을 주지 않았던 곳에 여권의 경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일제히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민의 가장 뼈아픈 상처를 담은 곳에 여권의 대대적인 행보가 이뤄지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제주 민심을 어루만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이날 “많은 분이 희생된 가슴아픈 역사라고 생각한다”며 “현대사의 비극이고, 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될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에 앞서 방명록에는 ‘4ㆍ3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4ㆍ3 정신, 화해 평화’라고 썼다.

4ㆍ3 사건 유족회장이 “재단기금 외에 복지예산으로 유족들을 좀 더 지원해달라”고 말하자, 박 후보는 “잘 조사해서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4ㆍ3평화공원은 4ㆍ3사건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곳으로, 1만3000여명의 위패가 계시돼 있다.

새누리당은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제주에서 현경대 전 의원(제주시)을 배출했지만 이후 17~19대 총선에선 한 석도 얻지 못할 만큼 고전해왔다. 4ㆍ3평화공원 방문은 지난 10년간 지속돼온 여권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풀어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앞서 불거진 5ㆍ16 역사관 논란도 박 후보로서는 고려할 수밖에 없다. 제주민에게 4ㆍ3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오해를 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합동연설회차 광주에 들른 박 후보는 망월동 518민주묘역에 들러 헌화하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한 바 있다.

4ㆍ3사건도 제주민에겐 인구의 절반가량을 잃은 뿌리 깊은 상처로 각인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들어서야 국가권력에 의한 대규모 희생으로 재정의됐다. 그럼에도 그동안 여권에서는 공식적으로 4ㆍ3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번 방문은 이 대통령, 현 정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제대로 선긋기를 하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경선 때 한 번 방문했으나 당시 평화공원이 정식 개관하지 않았고, 재임기간에는 단 한 차례도 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돈 박근혜 캠프 정치발전위원은 4ㆍ3사건에 대한 여권의 역사적 판단에 대해 “(여권에서) 1만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참사를 일언반구없이,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박근혜 캠프 관계자도 “MB정부 때 워낙 소외지였기 때문에, 제주 지역을 챙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대선 예비 주자는 이날 평화공원 참배에 이어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네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정책 비전 및 지역 공약을 제시하며 제주 표밭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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