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스마트세대 그들의 기업관은…

기업들 SNS로 문화행사·사회공헌활동 앞장 스마트세대들 대기업 이미지 호감도 UP 기업 관련 기사엔 비난·성토 댓글 여전 겉으론 욕해도 속으로 취업 열망 ‘이중성’

고등학교ㆍ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라는 관문에 직면한 신세대들. 그들이 대기업에 느끼는 감정은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에 대한 그것과 비슷하다. 대기업에 대한 반감은 여전하면서 동시에 대기업 취업에 올인한다.

스마트폰이라는 최신형 전자기기로 무장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통하는 신세대들의 대기업관을 살펴보면 이 같은 이중적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SNS로 호전된 기업 이미지=최근 기업들이 SNS를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스마트세대인 10, 20대의 기업관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SNS를 통해 자사 제품 홍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와 사회적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보호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생 박모(25ㆍ여) 씨는 최근 한 화장품 회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등록했다. A 업체가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하는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100만인 서명 릴레이에 참여하면서다. 박 씨는 “화장품 업체에서 동물보호에 앞장서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업체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9) 씨는 국내 대기업 페이스북 페이지를 즐겨 찾는다. 다양한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생활영어는 물론 여행지 소개, 유명인사들의 멘토링 콘서트 영상도 볼 수 있어서다. 이 씨는 “노골적인 자사 제품 홍보보다는 재미있게 보고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기존의 뉴스나 광고, 제품으로만 접했을 때보다 친밀감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7) 씨도 “요즘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에게 어학연수나 장학금 혜택을 주고 영어교육 취업 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기업에 우호적인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기업 비난ㆍ성토 댓글도 홍수=기업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기업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삼성동 자택 완공 관련 기사에 댓글을 올린 아이디 ‘오리**’는 “사는 게 갑자기 허무해진다. 하루종일 쌔빠지게 일해도 내집 한 칸 만들기 힘든데…있는 만큼 고민도 많겠지…그래도 난 지금이 좋아”라며 스스로 위안한다. LG가(家) 3세 구본현 씨가 소액주주에 4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의 기사에는 “LG 구본무 회장이 체조 양학선 선수에게 5억원 격려금을 줬다는데…힘 없는 소액주주들에게도 관심 좀 가져주십시요”라는 호소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도 기업에 대한 부정적 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트위터 아이디 ‘@win***’는 “한국의 재벌을 기업체 총수로만 인식하는 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며 “그들은 왕족이나 다름 없다”고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특히 아직 가시지 않은 올림픽 열기와 맞물려 대기업 후원을 받은 종목에서 금메달 획득이 많이 나왔다는 분석에 대해 아이디 ‘@gaa***’라는 사용자는 “올림픽 자체가 거대 자본과 대기업들의 광고판”이라며 기업 후원의 이면을 비판했다.

페이스북에서도 성토의 글은 홍수를 이룬다. 대학생 김모(24ㆍ여) 씨는 “얼마 전에 영화 ‘돈의 맛’을 봤는데 영화상에서 재벌기업 한 곳이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고 있었다”며 “이 영화처럼 현실 속에 국가 공권력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일부 재벌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이 대한민국 정부 위에 군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31ㆍ여) 씨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기업들이 외국에서는 돈벌레 취급을 받는다. 기업들이 남들과 나누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리적 경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회사원 최모(28) 씨도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 토종기업이나 모두 너무 이윤추구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 서민 등 다른 이들과 공생하는 지혜가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익명성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는=익명성으로 인해 하고 싶은 얘기를 가감 없이 하는 온라인에서와 달리 얼굴을 드러내 놓고 요즘 기업관을 이야기할 때는 다른 모습이 많았다. 최근 청년실업 문제와 함께 맞물려 얼굴을 드러내 놓고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 부담을 갖는 듯한 분위기다.

취업을 포기하고 동대문시장에서 패션 디자이너 일을 시작한 강모(26ㆍ여) 씨는 “현재와 같은 심정이라면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 취업해 그동안 고생했던 것을 한 번에 다 날리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 후 취업 재수를 하는 양모(27) 씨는 “도서관에 숨어 있기 지긋지긋하다”며 “어디든 근사한 일자리만 있다면 그 오너가 부도덕하건, 부도덕하지 않건 꼭 취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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