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정부 주택정책의 역점 사업인 보금자리주택이 지난 2009년 5월 서울강남ㆍ서초, 고양원흥, 하남미사 등지를 시범지구로 지정한 지 3년4개월만에 첫 집들이를 한다. 입주(14일)를 앞둔 12일 서울 자곡동ㆍ세곡동 일대 강남보금자리 아파트 단지를 찾아보니 서민을 위한 쾌적한 주거공간을 만들겠다는 고민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났다.

강남보금자리 지구에서 가장 먼저 입주를 시작하는 912가구 규모의 공공분양주택 단지인 A2 블록 아파트는 주변 환경이 쾌적하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다. 도심과 조금 멀어졌다고는 해도 대모산 자락의 풍광을 안마당처럼 즐길 수 있는 점은 강남보금자리의 무엇보다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보금자리주택 자리가 1600여동의 비닐하우스가 난립한 그린벨트 지역이었다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의 설명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말끔하게 단장됐다.

물론 도심 접근성도 뛰어났다. 현장을 찾은 날도 지하철 3호선ㆍ분당선 환승역인 수서역에서 차로 5분 정도 달리니 보금자리지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근에 8호선 복정역도 가깝고 서울-용인고속도로, 분당-수서ㆍ분당-내곡간 고속화 도로도 가까워 도심뿐 아니라 서울 남쪽 외곽지역과의 접근성도 좋아보인다. 향후 수서역에 KTX 복합역사가 들어서면 지방으로 이동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강남보금자리지구 설계 전반에 도입된 ‘한(韓)’ 스타일의 컨셉트도 돋보였다. 지구 중앙을 가로지르는 2.1㎞ 길이의 중심가로엔 길 한가운데로 화단이 꾸며졌고, 양쪽 가로변엔 왕벚나무가 심어졌다. 현재 80% 이상 조경이 완성된 상태로 내년 봄이 되면 지구 전체가 꽃동산으로 바뀔 모습이 그려진다.

곳곳의 기둥에도 과거 한옥에서 쓰이던 전통문양이 새겨져 있고, 처마 모양으로 멋을 냈다. 지구와 맞닿은 15만㎡ 규모의 근린공원에 들어선 공원관리소 예정건물은 아예 한옥으로 지어져, 향후 입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길 가장자리의 도랑엔 탄천에서 끌어온 물줄기를 이어 운치를 더했고, 단지내 동별 높이차를 이용해 꾸며진 폭포도 한여름엔 아이들 놀이터로도 손색없어 보였다.

단지 바로 옆엔 10학급 규모의 초등학교가 조만간 개교하며, 중학교도 내년 3월 문을 연다. 향후 지구내 연립주택 필지는 고등학교 부지로 전환해 추가로 교육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내 상가도 분양을 마쳐 입주초기 불편없이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내부 인테리어도 기존 민간 아파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인조 대리석 싱크대나 주방 TV폰, 붙박이 선반 등이 알뜰하게 갖춰졌다. 분양 당시 3.3㎡당 1000만원 안팎에 그쳐 ‘반값 아파트’로 불렸던 만큼 건축 자재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크게 빗나갔다.

박완수 LH 강남사업본부장은 “공공 보금자리주택이라고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하는 입주자들도 많았지만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쓰지 않았을 뿐이지 품질은 그에 못지 않은 것들로 아파트 내부를 꾸몄다”며 “주말마다 감독하듯 현장을 방문했던 입주예정자들도 만족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입주에 앞서 이날 아내와 아들과 함께 미리 단지를 살피던 김호진(43) 씨도 “단지 설계, 조경 등이 모두 마음에 든다”며 “내집마련의 꿈을 이뤄 행복하다”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