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대사 “이슬람 모독 영화탓” 리비아 정부 “외국인 등 사전계획” 美보수진영선 ‘기획테러설’ 주장도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태에 대해 미국과 리비아 두 나라가 큰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리비아 측은 외국인이 연루된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 측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6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이 미리 계획된 게 아니라 이슬람을 모독하는 동영상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라이스 대사는 이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현재까지 수집된 정보로 판단할 때 사전모의되지 않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 영사관 피습 사건은 9시간 먼저 일어난 카이로 주재 대사관 공격에 대한 ‘모방’ ”이라고 덧붙였다. 또 ‘아랍의 봄’ 이후 풀린 무기로 중무장한 기회주의적 극단주의자에 의해 폭력사태로 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계획적인 범행설’에 무게를 뒀던 미 국무부 역시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법무부에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사건이 일어났는지 등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리비아 측은 사전에 계획된 범죄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리비아 과도정부로부터 전권을 이양받은 제헌의회의 모하메드 알 메가리프 의장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이 연루된 사전계획설을 주장했다. 그는 “영사관 습격 계획·실행 과정에 외국인이 연루돼 있으며, 지금까지 약 50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 중 일부는 말리와 알제리에서 들어왔고 나머지는 리비아 내부 공범이거나 동조자라는 것이다. 리비아 고위 관계자가 이번 사건에 외국인이 관여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미국 내 보수진영은 정부 입장과 달리 ‘계획범죄설’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이 우발적이라는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의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도 무장세력에 의한 ‘기획테러설’에 찬성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슬람 모독 영화로 너무 좁게 초점을 맞추는 실수를 범하고 있으며, 아랍권에 대한 ‘불개입 정책’과 ‘리더십 부재’가 화를 불렀다고 비난했다.
<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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