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어깨를 마주한 채 다닥다닥 붙은 집들에서 노란 불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삶은 비록 팍팍하지만 백열등 불빛 아래 집집의 모습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철거를 앞둔 서울 달동네 마을의 조용한 밤 풍경이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 파괴와 재건이 공존하는 도시를 찍어온 사진가 안세권의 작품 ‘월곡동의 빛’( 180×230㎝.디지털프린트,2005)이다. 작가는 뉴타운 건설에 직면해 이제 곧 사라질 산동네 집들에 주목했다.
수년 후 안세권이 다시 찍은 월곡동 사진에는 이미 고층아파트가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기억을 품은 공간들은 이렇듯 역사 저편으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너무나 빨리 옛 모습을 잊어가는 건 아닌지 작가는 되묻고 있다.
안세권의 사진은 한미사진미술관이 오는 11월 17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미술관 전관에서 개최하는 기획전 ‘서울에서 살으렵니다- Mega Seoul 4 decades’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600년의 시간을 품은 수도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들이 내걸렸다. 출품작가는 총 13명. 문의 02)418-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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