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브뤼셀서 초기협상 시작 獨, 위기국 지원 엄격조건 입장 佛은 공동고용기금 운용 주장 양국 이견 여전…험로 예고
유로국 실업률 격차도 걸림돌 WSJ “현실화 되기는 힘들듯”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재정 동맹’의 초기 협상에 착수했다. 재정 동맹은 당초 유로존 위기 극복 방안으로 논의돼왔으나, 독일 등 북유럽 국가가 구체적인 각론에 반대하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및 EU 회원국 재무관리들이 참석해 협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재정 동맹은 헤르만 판 롬파위 EU 상임 의장이 준비한 EU 개혁 방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그동안 논의돼왔던 재정 동맹의 구체적인 방안인 공동 예산 시스템에 대해 독일이 최근 동의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협의가 EU를 궁극적인 재정 동맹으로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재정을 통합하는 작업에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현재로서는 ‘제한적 재정 동맹’이 밑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독일 등이 반대해온 유로본드(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이 아닌 일부 재정을 이전시키는 방안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역내 부국의 재정 일부를 빈국으로 이전시키자는 구상으로 독일이 공감대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원은 유로채권 발행이 아닌 각국의 세금이나 부가가치세 등 세수로 확보해 공동 운용한다는 것이 EU의 구상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WSJ은 이번 방안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역내 은행 감독을 강화해 ‘은행 동맹’으로 가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가 여전히 이견을 보여, 현실화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독일은 재정위기국에 제한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되, 연금과 노동법 개혁 등 엄격한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프랑스는 유로존에 재정을 지원해 이를 통해 ‘공동 고용안정기금’을 운용토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유로존 내 실업률이 엇갈리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실업률이 5.5%와 4.5%에 불과하지만 스페인과 그리스는 4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이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으로 고용 안정을 지원하는 데에 따른 불공평성이 지적된다는 것이다.
또 고용을 지원하는 것이 경제 개혁을 뒷받침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더 큰 비용이 들어가는 점도 부담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이에 브뤼셀 실무자 회동에서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등이 ‘재정 중앙화’에 대한 회의감을 보였다면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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