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천연자원 개발사업 자금 조달의 강자인 일본 AIP증권의 유희 호리구찌 대표.
30대 후반의 젊은 대표인 그는 자원개발이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느 곳이나 달려간다. 사업성이 뛰어난 것이라면 본능적으로 이를 찾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일본의 투자자들에게 이를 소개해 투자를 유치하고 이익을 남겨주는게 그의 일이다. 자원 전사(戰士) 겸 글로벌투자 전사(戰士)인 셈이다.
일본 유수 대학인 게이오대 나온 공인회계사(CPA)인 그는 어렸을때 브라질에서 유학했다. 그는 자동차 마니아와 스피드족(族)이라면 푹 빠질 수 밖에 없는 자동차 경주대회인 F1의 매력에 심취했다.
어느날 브라질에서 열린 F1대회를 관람했다. 무서운 스피드로 1등을 한 자동차. “그 자동차는 유럽 브랜드였는데, 알고 보니 자동차 엔진은 일본 업체의 것이었습니다.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당시는 유럽 자동차 전성시대. 지금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차들이 막강하던 때 일본 업체의 엔진을 탑재한 차가 1등을 한 것에 무한 자부심이 느껴졌단다.
여기서 호리구찌 대표의 꿈도 무르익었다. 이역만리 브라질에서 일본 엔진이 위력을 떨쳤듯이, 자신도 ‘엔진’이 돼 세계시장을 누비는 꿈 말이다.
최근 방한한 호리구찌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호리구찌 대표는 방한을 통해 투라무라토프 우즈베키스탄의 지질위원회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자원개발 회사인 케이유에너지홀딩스(회장 금중필)와 우즈벡 최대 텅스텐 광산인 잉기치키 개발 사업에 대한 조인식을 가졌다. 앞서 케이유에너지는 우즈벡 정부로부터 잉기치키 텅스텐 광산에 대한 개발권을 획득했으며, AIP증권은 케이유에너지에 100억엔(약 1400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우즈벡 광산에 대한 한ㆍ일간 민간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으로, 양측은 향후 본격적으로 저장량이 막대한 것으로 추정되는 잉기치키 텅스텐 광산 개발에 나선다.
호리구찌 대표는 “한국의 케이유에너지와 파트너십에 만족하며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자원개발과 자금 조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보였다. 크게는 글로벌경제, 작게는 일본 경제를 위해 세계 어느 곳과도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고 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자원개발을 하다보면 실패 사례가 부각돼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공적 투자는 언제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도전을 두려워 해선 안된다”는 게 그의 말이다.
호리구찌 대표는 대기업과 손을 잡진 않는다. 파트너는 중소기업에 한정돼 있다. 대기업과 손을 잡으면 언제든지 먹힐 수 있고, 또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남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 대지진 이후의 일본 기업인 트랜드도 소개했다. “일본 대지진후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일본 경영계의 화두입니다. 일본을 벗어나 사업성을 확장,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다만 오랫동안 일본 경제인이 내수 위주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을 극복하는데 시간은 걸릴 것으로 봅니다.”
중ㆍ일 간 센카쿠 열도 갈등, 한국과 일본의 독도 갈등에 따른 3국의 묘해진 분위기와 상관없이 민간은 투자에 열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내놨다.
“3국간 사이가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외교적으로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럴때일수록 매력적인 투자가 있다면 3국간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민간외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개 기업인이지만, 일본 기업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발언이다.
호리구찌 대표는 “한ㆍ일관계 냉각 등 시점이 묘한 상황에서도 자원개발의 중요성에 공감대가 일치, 한국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케이유에너지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발휘, 성공적인 프로젝트 결실을 거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호리구찌 대표는 AIP증권의 자본조달, 합병ㆍ매입, 재건자문, 회계서비스의 총책임자로, 지난 11년 동안 일본과 미국에서 금융, 회계, 기업투자 식별 전문가로 활약해왔다.
AIP증권은 2002년 일본 도쿄에 설립된 일본의 금융 기관투자 회사로, 투자 사업을 위한 운영자금 규모는 총 80억 달러에 달한다. 캐나다의 금 광산, 브라질의 철광석, 인도네시아의 석탄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다.
ysk@heraldcorp.com
<사진설명>유희 호리구찌 AIP증권 대표. 그는 일본 대지진후 일본 기업인들 사이에서 바깥(해외)에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했다. 우물 안을 벗어나 세계로 뛰어야 한다는 기업인들의 인식 전환이 더욱 촉진될때 일본 경제도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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