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이용자 1000만명 시대…사고로 매년 300명 사망 불구 소비자는 인식 부족 · 보험사는 소극적 마케팅 ‘유령보험’ 전락
5개 손보사 작년부터 상품 판매 수익성 담보 못해 홍보에 소극적 판매실적 저조 가입률 ‘0’ 인 곳도 정부차원서 지원방안 마련해야
자전거가 친환경과 건강도우미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자전거족(族)이 크게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보유대수는 600만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자전거를 애용하는 사람이 2010년 기준으로 1000만명을 웃돌고 있다.
또 행안부가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자전거 이용자 10명 중 8명이 레저활동과 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으며, 매주 1~2회 이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비율은 10명 중 3명꼴로 나타났다.
문제는 자전거 이용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관련 사고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속과 음주운전,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데 따른 사고가 대부분이지만 심한 경우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안전조치 미시행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사고 추세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전거 교통사고가 지난 10년 동안 배가량 증가했고, 매년 300명 정도가 사고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자전거 이용인구는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각종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 사고 경감을 위해 안전수칙 준수를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이보다 더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자전거 사고로 사망 또는 상해사고를 내거나 당했을 경우에는 자동차 사고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금전적인 부담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자전거 이용 시 보상이 가능한 자전거보험 상품을 개발토록 업계에 권고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삼성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가 관련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는 경북 포항시의 경우 시민 자전거보험이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7월 자전거를 타는 시민 52만명을 수혜대상으로 1년제 자전거보험을 일괄계약했다.
포항시민이 자전거를 타다 사고로 사망하면 4500만원(15세 미만 제외), 후유장해의 경우 최고 4500만원, 상해를 입은 경우(4주 이상 진단)에는 40만~140만원의 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10명의 시민이 자전거 사고를 당해 800여만원의 보험 혜택을 받았으며, 신청절차를 밟고 있거나 신청하지 않은 사례를 감안하면 수혜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을 적극 늘리기 위해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자전거보험을 일괄 계약했다”면서 “혹시라도 뜻하지 않게 사고가 나더라도 보험이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항시의 사례는 특별한 경우다. 아직도 대부분의 자전거족은 자전거 사고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자동차보험은 알아도 자전거보험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또 보험사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5개 손해보험사의 자전거보험 판매실적(개인)은 삼성화재가 1151건, LIG손해보험 1005건에 그쳤다. 동부화재는 17건, 한화손보는 1건에 불과했으며 메리츠화재의 가입 실적은 아예 없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위험률을 근거로 보험료를 산출하게 되는데 기존에 집적돼 있는 자전거 사고 통계치가 완벽하지 않다보니 적정한 보험료 산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용인구가 많아 시장잠재력은 있으나 수익성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익성이 전제되지 못하다보니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손해율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거나 보장 혜택을 축소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전거보험이 유명무실한 상황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고, 자전거 이용인구도 증가하는 만큼 각종 사고에 대비한 자전거보험 가입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자전거보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안전 캠페인을 통해 사고율을 줄이는 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보험사가 각종 위험보장 혜택을 담보한 상품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비용 지원 등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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