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황유진 기자]“경제 민주화가 성장을 저해한다는 우려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만 믿고 있을 순 없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빨리 변하지 않는다해도 경제 민주화를 위해서는 정부 개입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0일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 주제의 강연에서 ‘경제 민주화’를 이루는데는 정치 프로세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개입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해나가는 과정이 요구되므로 어떤 정권이 선거에서 승리하느냐가 경제민주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 크루그먼은 조세, 사회보험,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사례를 소개하며 “경제 민주화란 곧 형평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보수적 입장에서 소득 격차와 교육 격차 등의 문제를 도외시하면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는 경계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선하고 대기업은 나쁘다’라는 인식 자체도 편견이라며 “대기업의 존재가 중산층의 소득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제 민주화가 곧 재벌 해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파워에 대한 견제력이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서 저성장 구조로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경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