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L사 ‘캠핑용 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캠핑장비 중 가장 아끼는 물건을 고르라면 서슴지 않고 화로를 꼽는다. 장비 가격(39만원)만 놓고 보면 텐트나 침낭에 그 순위가 밀릴 법도 하고, 무거운 무게로 인해 처음에는 거추장스럽게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캠핑하러 다니면 다닐수록 화로는 가격과 무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화로는 일단 사람을 수다쟁이로 만든다. 평소 서로의 바쁜 일정으로 가족임에도 대화를 거르기 일쑤인데, 일단 화롯가에 둘러앉게 되면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고 온 가족이 입을 모아 유행가도 부르며 심지어 춤까지 추게 만든다. 또 화로 앞에 앉아 있으면 마음과 머릿속 사소하고 지저분한 생각이 사라진다. 장작불이 다 타고난 뒤에는 아무 생각 없이 주홍빛 뜨거운 여운을 보고 있는 나를 느끼곤 한다. 마지막으로 캠핑 때 화로를 이용해 ‘불장난’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처음 장작에 불을 붙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한 번 불이 붙으면 장작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릴 때도 그랬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도 ‘불’을 가지고 노는 일은 그냥 이유도 없이 재미있다. (이상호ㆍ41ㆍ서울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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