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프랑스의 유서 깊은 학술문화도시 노르파드칼레주 릴의 한 버려진 집에서 한 남성의 시신이 죽은 지 15년 만에 발견됐다. 긴긴 세월, 사람의 발길이 뚝 끊긴 집에서 시신은 저홀로 해골로 남았다. 현지 경찰은 가족이나 친구도 없이 혼자 살며 외부와 접촉하지 않았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추정했다.
‘히키코모리’는 그동안 일본의 특이현상으로 이해돼 왔다.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 권위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 다마키 씨의 임상경험에 따르면, 일본 히키코모리는 1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70~80%가 남성이다. 이는 남성이 가장으로서의 역할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진학, 취업 등 사회참여에 실패하는 것에 대한 공포나 좌절감이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도 2000년대 이후 은둔형 외톨이란 말이 낯설지 않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국의 ‘히키코모리’는 대략 20만명으로 추산한다. 청소년위원회가 은둔형 외톨이를 분류하는 기준을 보면, 최소한 3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 없이 집 안에 머물고, 친구가 하나밖에 없거나 한 명도 없으며 자신의 은둔상태에 대해 불안감이나 초조감을 느끼는 경우다.
최근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은둔형 외톨이와 연결 짓기도 하지만 이는 히키코모리와는 다르다. 히키코모리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반사회적 범죄가 아니라 비사회적 범죄, 즉 가정 내 폭력으로 드러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회참여로 이끄는 게 해결책이지만 이는 절대로 그냥 치유되는 법이 없다. 치료든 지원이든 가족 외의 제3자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 집안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최근 초등학교 교실이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에 빠져 쥐죽은 듯 조용하다니 섬뜩하다. 단절은 각종 질병과 사회 병적현상의 시작이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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