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국내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16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594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집계한 결과, 절반이 넘는 825개가 1배 미만으로 나타났다. 관리대상종목과 거래정지종목은 제외했다.
PBR 1배가 넘지 않는다는 것은 주식을 모두 사버린 후 회사를 청산해도 오히려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회사의 순자산에 비해 저평가돼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PBR 1배 미만 종목을 살펴보면, 변경상장 후 약세 흐름을 보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로 출범하면서 10월 4일 재상장 이후 주가는 불확실성 및 외국인 매도 등에 의해 약세를 보였다. 지난 9월 30일 기준 이 회사의 순자산가치는 8686억원, 현금성 자산 비중이 39.3%에 이른다.
CJ E&M 주가도 7월말 최저점 이후 40%나 상승한 뒤 횡보세다.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충족했으나 게임 부문 실적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다만 방송 광고수익 부문이 견조해 내년에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CJ E&M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각각 10.6%, 82.1%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와 SK이노베이션도 업계의 실적 전망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힌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주가 상승 움직임에도 향후 북미 셰일가스 도입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국제유가 급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컸으나, 내년 정제마진 호조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업황별로 설비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대신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게 되는 종목이 있다. 이런 경우 PBR이 자연스레 저평가된다. CJ 대한통운과 같은 택배 운송업이 대표적이다.
PBR 1배 미만 종목이 늘어난데는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도 한 원인이지만, 기업이 대외 불확실성에 이익잉여금으로 투자에 나서기보다 현금성 자산을 쌓아놓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를 억제하면 기업의 미래 가치를 키울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단순히 PBR 만으로 저평가주 목록에 이름을 올려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저PBR주 중에서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옥석 구분이 필요하다. 향후 실적 전망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대비 한국시장의 PBR 저평가는 44.0%에 달하는 등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대됐다”면서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PBR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순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업종은 반도체, 통신, 정유 및 서비스 업종”이라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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