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지난 1일 자정 경기도 부천역. 일정한 주거가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던 A(31) 씨는 선거 벽보를 찢고 감옥에 가기로 결심했다. 며칠 전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B 후보 선거운동원과 말다툼도 생각났다.

A 씨는 B 후보의 벽보를 찾아 얼굴 부분을 담배불로 지졌다. 이후 부천 원미경찰서에 제발로 찾아간 A 씨는 “갈데가 없으니 구속해달라”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A 씨가 초범이고 스스로 경찰서를 찾은 점을 참작, A 씨를 불구속 입건 처리했다.

석방됐지만 갈 곳이 여전히 없었던 A 씨는 노숙자 쉼터가 있는 서울 영등포역으로 향했다. 영등포 역에서 배회하던 A 씨는 인근 파출소 앞에 붙어 있는 대선 후보 벽보를 발견했다.

이번에는 B 씨 벽보 뿐만 아니라 기호 1~7번 후보의 벽보를 모조리 찢어버렸다. 파출소 안에서 A 씨가 벽보를 찢는 장면을 보고 있던 경찰은 뛰쳐나와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결국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8대 대선 후보 선거 벽보를 반복적으로 훼손한 A 씨를 구속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3개월 전까지 선원생활을 한 뒤 일정한 직업 없이 찜질방 등을 돌아다녔으며, 갈 곳이 없어 감옥에 가기 위해 벽보를 훼손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