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2500여채중 28채 불과…보험사 목조건물 가입기피…주민들, 서울시에 실질 지원대책 촉구
서울의 대표 한옥밀집지역인 ‘북촌한옥마을’이 화재에 무방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한옥밀집지역 지정, 등록한옥제 추진 등 10년 넘게 한옥보존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정만 할 뿐, 정작 보존과 직결된 화재대책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칫하다간 문화유산인 북촌한옥마을을 화재로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8일 서울시와 북촌한옥마을, 보험업계에 따르면 북촌한옥마을의 한옥 2500여채 중 화재보험에 가입된 건물은 문화재와 서울시 소유 한옥 28개소뿐으로 대부분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특히 비중이 가장 높은 목조한옥(56%)의 경우 보험에 가입된 건물은 채 10여채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촌마을 한옥들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는 까닭은 한옥의 경우 노후되고 화재의 위험이 커 보험업계에서 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특히 목조 한옥의 가입은 더 까다롭다. 보험료는 일반 건물의 5배 가량 높지만 혜택은 일반 건물과 비슷해 주민들 대부분 보험가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등 복수의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목조한옥의 경우 거의 보험에 들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북촌한옥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A 씨는 “서울시 등록한옥인 데도 목조건물이라고 어느 보험사도 가입 시켜주지 않는다”며 “서울시가 한옥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큰 화재보험사와 협약을 맺어서라도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시 주택정책실 건축기획과 담당자는 “목조한옥의 경우 화재보험 가입이 어려운지 지금까지 몰랐다”며 “북촌한옥마을에서 최근 화재가 없었고 그동안 한옥마을 화재에 대해 이슈화가 안 돼 신경쓰지 못했다. 서둘러 보험가입 한옥 수와 방염처리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북촌한옥마을은 오래된 목조한옥이 많고 밀집해 있어 화재 발생 및 전소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골목이 많아 진압작업도 쉽지 않다. 말 그대로 화재취약지역인 셈이다. 호서대 논문(‘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국내 한옥마을의 화재위험성 평가-북촌한옥마을을 중심으로’, 2012)에 따르면 북촌한옥마을은 목조건물이 많고 지형적으로 굴곡과 경사가 있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화재 전파도 빨라 화재 발생 30분 만에 반경 30m로 확대되고 두 시간 만에 건물 약 80%가 전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대책도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최근 신축되는 한옥의 경우 지붕 등에 방염처리를 하고 있지만 지어진지 수십년이 지난 옛 한옥들은 대부분 방염처리가 안 된 상태다. 이에 대해 시 한옥문화팀 관계자는 “현재 등록한옥의 경우 최대 지원비가 1억원이다. 여기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방염처리 비용까지 대면 예산 부담이 너무 크다”며 “소유권자가 방염처리를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이것까지 서울시에서 해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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