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착수 이래 최고위 인사 소환 조사
-타머 “죄송, 한국 소비자에 지금 할말 없어”
-檢, 배출가스 조작경위 등 집중 추궁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배출가스 조작 혐의를 받는 요하네스 타머(61)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대표가 1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46분께 굳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타머 대표는 “현재 상황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답하고 청사로 들어갔다. 한국 소비자에게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외국인 고위 임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머 대표는 이미 지난 1월 환경부로부터 결함시정(리콜)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배출가스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그는 2012년 12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로 부임한 이후 국내에서 차량 수입과 판매 업무를 총괄해왔다. 사실상 한국 법인 최고 책임자인 타머 대표를 소환하면서 검찰 수사도 정점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차량의 부품을 바꿔 달고도 인증을 받지 않고, 조작된 연비ㆍ소음 시험성적서를 제출해 올 초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2014년 5월 국립환경과학원이 휘발유 차량 ‘7세대 골프 1.4TSI’에 대해 배출가스 불합격 판정을 내리자 폴크스바겐은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차량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조작해 그해 11월 인증을 획득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차량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교체하면 별도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국내에서 작년 3월부터 총 1567대가 판매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앞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52ㆍ구속기소) 씨로부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독일 본사의 지시로 행해졌다는 진술을 받았다. 검찰은 이날 타머 대표를 상대로 독일 본사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지시 내용과 배출가스 조작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EA189 디젤 엔진을 장착한 유로5 차량의 배출가스ㆍ소음ㆍ연비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인증서를 발급받은 부분도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폴크스바겐이 차량 판매를 서두르고자 성적서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타머 대표는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을 지적받자 “주행상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달 열린 청문회에서도 폴크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은 없었고, 다만 인증 관련 서류를 만들면서 실수가 있었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타머 대표가 검찰 조사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유지할 지 주목된다.
앞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박동훈(64)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역시 유로5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사실을 숨긴 채 판매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기각해 구속을 면했다.
검찰은 이날 타머 대표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전 사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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