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은 폰지 사기 혐의를 받는 이른바 ‘아트테크’ 업체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중 상당수는 ‘아트딜러’로 불린 내부 투자모집인들이었다. 업체는 재무설계사나 보험설계사 등을 위촉하여 미술 관련 투자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했고, 이 과정에서 딜러에게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했다.
위와 같은 모집인들은 그 수가 많거니와 통상적으로 폰지 사기가 돌아가는 전체적인 자금 흐름, 사업 구조 등을 세세히 알지 못하는 지위에 있다는 이유, 혹은 주범이 도피하였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형사적인 처벌을 피해 왔다. 또한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모집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 모집인은 ‘투자는 자기 책임’이라거나 ‘형사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라며 책임을 부정하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피해자의 배상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사기관은 발본색원을 위해서 이들까지 적극적으로 기소하고 있으며 법원 또한 처벌 대상으로 보고 실형을 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민사적 책임도 청구하기가 수월해졌다. 단순한 말단 모집인이라 하더라도 사기 구조를 확산시킨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대응만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금융투자상품을 권유하는 금융기관 직원은 자본시장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여러 의무를 진다. 고객의 투자 성향을 파악해 적합한 상품을 권유해야 하며(적합성 원칙), 위험과 구조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설명의무). 직원이 아니더라도 금융기관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투자권유대행인’은 자격시험과 교육을 거쳐 등록해야 하며, 설명의무 등을 다하지 못할 경우 고객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그러나 문제의 투자모집인들은 아무런 자격요건도, 지킬 판매상의 원칙도 없다. ‘곧 상장된다’, ‘지금 사면 폭등한다’는 식의 허황된 말로 투자금을 모으면서도, 나중에는 “회사 말을 그대로 전했을 뿐”이라며 법적 책임을 회피한다. 피해자들은 이런 주장 앞에 무력하다. 소송에 필요한 자료가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경우, 일정 기간 녹취파일 등을 포함한 투자권유 기록이 보관되지만, 비인가 투자모집의 경우 증거를 남기지도 않을뿐더러 있더라도 남아 있더라도 그 내용이 불분명한 피해자와 이들 간의 카톡 대화 내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아무런 규제 없이 훨씬 허술하게 투자자를 끌어들이면서도, 법적 책임은 피해가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현행 투자권유대행인 제도는 펀드나 파생결합증권 같은 금융투자상품에만 적용된다. 반면 고수익 약정금 모집, 부동산 조합, 가상자산 투자 등에서는 투자모집과 관련하여 아무런 제도적 틀이 없다. 하지만 정작 피해는 이런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모든 투자권유를 일일이 규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정 금액 이상의 금전 모집을 영리 목적으로 반복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등록제나 자격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보험업법상 보험설계사 등록취소 사유가 보험업법 내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벌금 이상의 형의 선고 사실을 들고 있는데, 유사수신행위법, 방문판매법 등의 유죄판결 또한 등록취소 사유로 포함하면 불법적인 투자모집에 대한 간접적 규제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투자모집인에게 합당한 책임과 법적 규제를 부과해야 비로소 반복되는 투자사기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이성우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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