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3월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보고를 인용,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영변과 구성, 평안남도 강선을 거론했다. 그러나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 강선 두 곳만 언급했으며, 정 장관이 구성까지 거론하면서 기밀이 노출돼 한미 관계에 균열을 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영변은 이미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강선은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영변 외 북한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지목하며 알려졌다.
구성 핵시설은 2000년 6월 일본 산케이신문이 중국 취재원을 인용, ‘북한 천마산 지하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한다’고 보도하며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천마산은 평북 구성에 있다. 국내 언론 신동아도 2001년 8월 탈북 인민군 장성(소장) 이춘선의 증언을 입수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인민군 작전부국장을 지냈다는 이춘선이 탈북 후 중국 공안에 검거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북한 핵물질 생산 기지는 평안북도 천마산 지하에 있다”라고 진술했다는 것.
미국의 비영리 핵 비확산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16년 7월 21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의심 지역’이라는 보고서에서 의심 지역은 영변 핵시설 서쪽 45㎞에 위치한 방현 공군기지 및 항공기 공장이 있는 장군대산 지하라고 특정했다. 장군대산은 평북 구성 천마산 자락에 있다. ISIS는 구성 핵시설 정보를 취합하고, 관련 정보를 가진 미 당국자와도 접촉한 결과, 방현 공장 일대를 가장 유력한 핵시설 장소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옛 고폭탄 실험장이자 현 핵무기 저장고로 의심되는 용덕동 핵시설도 평북 구성에 소재해, 구성 내 북한 당국의 일거수일투족은 미 정보당국의 현미경 감시 하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CNN방송은 2021년 3월 2일 미국 미들버리연구소가 용덕동 핵시설 터널 입구에 설치된 새 구조물을 관측했다고 보도했으며, 미 민간위성 분석가 제이콥 보글은 2024년 10월 20일 미 상업위성 ‘플래닛랩스’ 사진 분석 결과, 용덕동 핵시설 건물 중 하나의 면적이 400㎡에서 550㎡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5월 1일 용덕동 핵시설의 소형 주택이 철거되고 대형 온실 2채가 추가됐으며, 조경 작업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구성 핵시설이 세상에 알려진 지 올해로 27년째다. 하지만 ‘구성에 핵시설이 있다’는 정보는 지금도 군사기밀이라고 한다. 모두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해야 하는 것, 이른바 외교가에서 말하는 ‘언노운 노운스’(Unknown Knowns)의 전형적 사례다.
국정 고위 당국자가 언노운 노운스를 공식 언급하는 건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 실제 미 대사관 측은 정 장관의 발언 배경을 통일부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7년간 널리 알려진 정보도 군사기밀로 취급해야 하느냐는 항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하필이면 논란의 중심에 선 정 장관이 국내 친미 동맹파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자주파의 좌장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빌미로 자주파 지우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수한 에디터
soohan@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