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가 지난 1일 결정되면서 운임폭등, 물류대란 등 해운ㆍ물류쪽에 미치는 파장이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 4월 25일 한진해운에 대한 자율협약 개시 이후 130여일의 시간이 있었지만 금융당국과 해양수산부등 해운 관련 부처들간의 의견을 조율할 컨트롤타워가 없어 엇박자를 보였고, 이러한 혼란이 물류대란을 불렀다. 실제로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후 130여일동안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추가자금 지원은 없다. 그룹 차원에서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일관된 메세지를 보냈다.

그러나 해수부와 산업부등은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만 할 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갈 것에 대비한 대비책 마련에는 소흘했다는 지적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1일,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구안채택을 거부하고 나서야 윤학배 차관 주재로 ‘해운ㆍ항만 대응반 비상대책 회의’를 긴급개최하고 운항중단된 한진해운 노선에 총 13척의 현대상선 대체선박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 1일에야 현대상선 및 산업은행 관계자를 부른 자리에서 대체선박 투입 및 운임료 조정, 그리고 한진해운의 인력, 선박 등 우량자산인수 등을 추진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정관리가 이뤄지기 전부터 현대상선에 우수 자산을 인수하도록 하거나, 대체 선박등 운송방법 마련을 준비해왔다면 후폭풍이 적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이제는 영업도 못하게 된 회사의 영업권이 무슨 가치가 있겠나? 해외 영업망도 온전히 유지된 채로 가져오기 어렵다”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물류대란이 벌어지자 금융당국이 비난을 면하기 위해 뒤늦게 요식행위를 하는것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법정관리는 곧 청산이라는 식의 언급도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여러 방안은 법원과 전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법원은 회생절차 내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적정 가격에 한진해운의 영업 또는 자산을 양도하는 등의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는 한진해운의 효율적인 회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청산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금융위ㆍ해수부는 한진해운 관련 후속조치 발표 전 법정관리의 주체인 법원과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오는 8~9일 국회에서 열리는 ‘조선ㆍ해운업 부실규명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영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때 서별관회의를 가진 것에 대해 청문회가 이뤄지는 와중에서 정부에서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부처간 의견을 조율하기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너무 금융업종에 미치는 여파만, 해수부는 너무 물류에 미치는 영향만 고려하고 각자의 시각아래 현실을 보며 정책을 준비하는 등 ‘따로국밥’으로 운영돼 왔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은 현실화되고 있다.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스저널에 따르면, 뉴욕ㆍ조지아ㆍ캘리포니아의 항구들은 한진해운 선박을 통해 해외로 수출 예정이던 컨테이너들을 다시 화주에게 돌려보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일본 요코하마와 모지, 중국 상해와 닝보, 미국 롱비치, 호주 시드니, 독일 함부르크 등지에서 한진해운 선박이 항만작업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해운 운임도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약 12m 길이의 컨테이너 1개당 약 1150달러(약 128만 원)였던 아시아∼미주항로 운임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직후 약 1700달러로 47.8% 올랐다. 급하게 배를 찾는 화주들이 늘어나면서 운임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물동량 기준으로 일일 2만 5000여 개에 달하는 컨테이너를 운송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