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ㆍ이세진ㆍ이은지 기자] 해마다 찾아오는 민족 대명절, TV는 따끈따끈한 최신 영화나 추억의 영화 선점에만 분주하다. 신상 예능도 대기 중이다. ‘구관이 명관’인데, 누구에게나 한 편쯤 있었을 ‘내 인생의 드라마’는 이번에도 소외됐다. 한 때는 지상파 방송3사가 돌아가며 ‘드라마왕국’을 자부했기에 ‘명작’은 넘쳐난다. 스쳐지나갔던 그 때의 드라마에 지금의 스타들이 풋풋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고, 스타들의 과거를 만나는 시간. 다시 보고 싶은 ‘그 시절 그 드라마’를 소환했다.

▶ 공블리의 시작 ‘파스타’ (방송/대중음악 담당 고승희)=공효진은 브라운관을 대표하는 ‘로코퀸’이다. 공효진에겐 언제나 ‘공블리’리는 애칭이 따라다닌다. 그의 성에 ‘사랑스럽다’는 의미의 ‘러블리(Lovely)’를 합친 말. 로코퀸을 대표하는 수사 ‘O블리’의 어원 격이다.

비정규직 기상캐스터로 양다리 연애(SBS ‘질투의 화신’)에 빠진 공효진이 이 애칭으로 불리게 된 건 2010년 그 유명한 명대사 “예, 셰프!”를 탄생시킨 ‘파스타’(MBC)가 시작이었다. 현재 함께 작품을 하고 있는 서숙향 작가와 만난 드라마다. 공효진이 사랑한 남자는 ‘버럭 셰프’ 이선균이었다. ‘파스타’의 공효진은 짠하고 답답한 데다 실수도 많지만, 때때로 영특함을 발휘하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잔뜩 품고 있었다. 최초의 로코는 아니었으나, 생계형 여주인공을 연기하는 공효진의 생활연기가 빛을 발했다. 공효진을 공블리로 만든 신호탄이 됐던 이 드라마는 방송 중인 ‘질투의 화신’의 과거다. ‘질투의 화신’은 한창 입소문을 타며 ‘병맛’ 매력을 발산 중이다. 그 시절 역대급 로맨스 연기를 보여준 공효진과 서숙향 작가의 변천사를 확인하고 싶다면 다시 한 번 “예, 셰프!”. ’파스타‘만으로는 아쉽다는 누군가를 위한 ‘살짝 추천작’도 있다. 2003년 방송된 MBC ‘눈사람’이다. 공효진은 형부를 사랑한 처제로 등장했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멜로라인이 진기한 드라마다.

▶남장여자 명작 ‘바람의 화원’(영화 담당 이세진)= 2008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SBS)을 보면서 통곡했던 기억이 있다.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이 스승과 제자에서, 동료로, 연인으로 관계가 변화하는 그들의 일대기다. 신윤복이 사실은 여자였다는 허구적 설정으로,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시대라 남장을 하게 된 신윤복이 스승인 김홍도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남장여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흔하다. 윤은혜와 공유가 달달한 연애를 펼쳤던 ‘커피프린스 1호점’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도 ‘남장여자=흥행불패’ 공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바람의 화원’만큼 강렬했던 이야기도 없다. 성별이나 신분의 한계가 분명했던 시대적 배경, 실제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린 그림들에 빗댄 로맨스, 배우 박신양과 문근영의 호연 덕분일 것이다.

▶원조 ‘로코퀸’ 김선아… ’내 이름은 김삼순‘(방송/대중음악 담당 이은지)= 날씬한 몸매에 미스코리아급 외모, ‘예쁨’을 강요하던 드라마 속 여느 여주인공과는 달랐다. 통통한 체형에 얼굴도 동그한 평범한 여주인공이 등장했다. 그것도 ‘노처녀’다. 완벽하지 않지만 바로 나와 우리 모습을 빼 닮은 사랑스러운 그녀는 김삼순이다.

지난 2005년 6월 MBC에서 방송된 ‘내 이름은 김삼순’은 웃음거리가 되고 마는 촌스러운 이름, 뚱뚱한 외모라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전문 파티시에로 당당히 살아가는 30대 노처녀 김삼순의 삶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려낸 드라마다. 극중 상대역인 현빈과 호흡을 맞춘 김삼순 역의 김선아는 연말 베스트 커플은 물론 상을 휩쓸며그 해 로멘틱코미디 드라마의 대세로 거듭났다. 그 뒤를 이어 후배 로코퀸이 다양하게 활약, 올해 tvN ‘또 오해영’의 서현진이 망가지고 또 망가지는 연기로 로코퀸에 등극해 김삼순의 뒤를 이었다. 10년도 더 전에 했던 드라마지만, 삼순이의 사랑과 삶은 지금도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따뜻하고 또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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